김지현 중소기업연수원 교수 hyeon@sbc.or.kr
인쇄회로기판(PCB:Printed Circuit Board)은 전자회로기판으로 전자제품 내부에 들어있는 절연기판에 전기적으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체를 형성시키는 것이다. 사람인체에 비유하면 신경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핵심 전자 부품이다. 특히 대용량 컴퓨터, 휴대폰이 발달하면서 PCB의 고성능화를 촉진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일반 가전제품 통신용 정보통신(IT) 장비, 멀티미디어 기기, 네트워크 장치뿐만 아니라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모든 전자 관련 산업의 필수적인 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자기기 제조 산업의 중요한 기반기술인 PCB는 복잡한 전자기기 제품군에 따라 기술 수준이 다양해 설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기업에서는 제품의 품질향상, 개발기간 단축 등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제품개발에 필요한 고급 설계 엔지니어 확보가 절대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성능이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많은 고급 설계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급 설계 인력은 스스로 꾸준한 자기계발 노력에 의해서 달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회로설계에 대한 충분한 이론적 지식과 많은 설계·생산 경험이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정보기기 특성과 구성 부품에 대한 학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또 양질의 고급 설계자들을 꾸준히 양성하기 위해서는 설계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설계된 전자회로기판의 품질은 설계자의 능력에 비례함을 부정할 수 없다. 설계 결과는 제품의 품질확보와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설계 능력에 따른 보상 또한 당연한 논리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는 아직 이러한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 여전히 능력보다는 설계 경륜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전자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PCB설계 전문가의 양성과 공신력 있게 평가될 수 있는 자격인증제도가 절실하다.
최근 중소기업연수원은 이러한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하여 PCB 관련 전문협회인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와 공동으로 ‘PCB 설계능력 인증시험’을 2012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의 많은 전문가와 50여 개 이상의 설계전문 업체가 참여해 인증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보다 폭넓은 의견을 나누기 위해 산업체의 PCB설계 담당인력과 업체대표, 국내 PCB 관련학과 교수, 정부출연연구소 관련 연구원 등이 모여서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PCB설계자격 도입의 필요성과 안정된 제도정착을 위해 미래 발전적이고 실질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의 전자산업 위상은 IT 강국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세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와 비교해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 PCB 설계분야의 새 이정표가 될 ‘PCB 설계자격 인증제도’가 도입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제도가 세계적인 전자산업 협회인 IPC나 일본의 산업체 규격 못지않게 국제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고 국내 전자 산업의 다양한 요구 및 실질적인 품질향상에 부응할 수 있는 인증제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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