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업자가 되겠다는 UC텔레콤컨소시엄이 다단계판매로 가입자를 모집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가입 희망자가 14만~15만원을 미리 내면 ‘내년 4월쯤’ 서비스를 시작할 때 스마트폰으로 바꿔 주고, 가입한 뒤 다른 고객을 모집할 때마다 수당을 따로 준다. 벌써 7000명이나 유치했다.
추이를 주시해야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제4 이통용 주파수 할당계획조차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자 허가심사 선정계획도 일러야 이달 중순에나 나온다. 이처럼 제4 이통 사업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에 ‘내년 4월쯤 서비스한다’는 예시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사업자 선정 절차가 더 늦어질 수 있고, UC텔레콤의 사업권 획득을 보장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중소기업중앙회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나 한국모바일인터넷(KMI) 같은 경쟁 주자가 수수방관할리도 없다.
불법 행위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규제 근거도 마땅치 않다. UC텔레콤이 아직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까닭에 관련 법령인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할 수 없는 상태다. UC텔레콤과 가입자 간 거래도 투자유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터라 당장 시빗거리가 아니다. 방통위는 다만 “통신사업 허가를 바라는 후보 사업자의 ‘사전 가입자 모집행위’가 허가심사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하는 게 가능할 듯하다”고 봤다. 가입자에게 혼란을 일으켜 이익을 저해할 상황을 우려한 ‘행정지도’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론 규제 당국이 간여할 최대한의 조치다.
UC텔레콤 측 주장처럼 다단계판매 전략은 “포화한 (이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특수 마케팅”일 수 있다. 특수한 판매전략에 걸맞은 이용자 편익 제고방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