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공청회(公聽會)

 공청회(公聽會)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일정한 사항을 결정함에 있어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공개회의다. 통상 공청회는 국회·행정기관·사회단체 등에서 중요 정책의 결정이나 법령 등의 제정 또는 개정에 즈음해 이해관계자나 혹은 해당 분야 권위자를 모아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것을 뜻한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 수렴해 이를 정책 혹은 법령에 반영하는 게 공청회의 취지다. 공청회는 정책결정권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나 행정기관에 부여하되, 국민도 견해를 피력해 이를 정책에 반영할 기회를 가진다는 점에서 참여 민주주의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물론 공청회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명분 축적을 위한 요식행위로 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청회는 대중의 지혜를 모아 정책에 반영, 정책의 합리화를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된다.

 행정기관은 공청회를 통해 피부에 와 닿는 국민의 소리와 의견을 청취할 수 있고, 여론의 소재와 변동 상황을 파악해 정책에 녹여냄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정부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정보기술(IT)서비스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시장 진입을 전면 제한한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IT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정책 발표에 앞서 공청회는커녕 고위 관료가 극소수 IT서비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전언이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은 완전하게 묵살했다. IT서비스 대기업을 반드시 비난의 대상으로, 그리고 희생양으로 만들겠다는 오기를 부리 듯 말이다.

 IT서비스 대기업은 차치하더라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마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할 정도로 반응도 시큰둥하다.

 정부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IT서비스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시장 진입 전면 제한이 흔한 공청회 한번 할 시간이 없을 만큼 촌각을 다투어야 할 사안이었는지 정부가 대답하면 좋겠다.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