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수요부진, 가격급락에 `유동성 위기` 맞은 日 엘피다

 엘피다가 현금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PC 수요 위축과 D램 가격 하락으로 인한 적자 발생에 이어 큰 액수의 부채 상환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엘피다는 신주 발행을 타개책으로 내놨지만 자본 시장의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본 경제 주간지 동양경제는 14일 발간한 최신호에서 ‘적자 전락 엘피다, 임박한 거액 상환의 무거운 압박’이란 기사를 게재했다.

 엘피다가 내년 4월까지 갚아야할 부채는 1220억엔(약 1조7700억원)이다. 1월부터 3월까지 450억엔의 회사채 상환기간이 돌아온다. 4월은 경제산업성이 지원한 자금 770억엔의 만기다.

 현지 언론은 현재 엘피다의 현금 보유액을 1000억엔 수준으로 파악했다. 단기 부채 상환에도 부족한 금액이다.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안하면 엘피다 금고는 더 빌 수밖에 없다. 미즈호증권 데라자와 사토코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단기적 과제는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진단했다.

 엘피다는 부채 문제를 신주 발행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동양경제는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이 주요 고객에게 “D램 업계에 삼성전자만 남으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출자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금융권 신규 차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엘피다는 올해 1분기(4∼6월) 78억엔(약 1131억원)의 적자를 냈다. 2분기는 489억엔(약 7093억원)으로 불어났다. JP모건증권 이즈미 요시하루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내년 4월 이후 흑자 전환 가능성을 점치는 낙관론도 있지만 D램 업계 상황은 분명히 좋지 않다”고 전망했다.

 D램 수요는 세계적 경기 침체와 PC 시장 위축으로 감소세를 보인다. 현재 DDR3 1기가비트 D램 가격은 1달러 이하에 거래된다. 엘피다가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가격은 1달러 중반 대라고 알려졌다.

 대규모 적자에 유동성 위기가 겹치면서 엘피다 주가도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6개월 전 1100엔이 넘던 주가는 11일 종가로 369엔까지 떨어졌다. 4년 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셈이다.

 

 엘피다 이익 추이(단위:억엔)

자료:엘피다 결산 보고서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