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LTE시장, LG의 유쾌한 반란

[데스크라인] LTE시장, LG의 유쾌한 반란

 ‘5대 3대 2’.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이다. 매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SK텔레콤이 50%, KT가 30%, LG가 20%대를 유지해 왔다. 국내 통신시장이 ‘빅3’ 체제로 재편한 이후 변화가 없다. 시장 절반을 차지한 SK 입장에서는 꼭 지키고 싶은 황금률이겠지만 KT와 LG 입장에서는 무너뜨리고 싶은 악마의 비율이다. 이를 깨기 위해 KT와 LG가 상당한 공을 들이지만 불행히 점유율은 요지부동이다. 시장이 개벽하는 ‘대이변’이 일어나지 않으면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죽하면 점유율 1~2%를 올리는 일보다 회사 간판을 바꾸는 게 쉽다는 말이 나올까.

 우스갯소리 같지만 통신시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결코 엄살이 아니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9월 기준으로 5212만명. 5000만명을 훌쩍 넘겼다. 보급률이 99%로 성장세에서 정점을 찍었다. 단순 계산해 불과 2%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략 100만명이 필요하다. 빠지는 가입자로 상대편 점유율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해도 최소 50만명은 확보해야 한다. 셈법은 단순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전체 신규 가입자가 없으니 경쟁사 가입자를 끌어와야 한다. 경쟁사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안방에서 난리를 치는데 이를 누가 보고만 있겠는가. 실제로 사업자 입장에서 매월 번호이동으로 인한 순증 가입자는 많아야 3만명선이다. 그나마 한해 전체로 보면 미미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 바로 ‘5대 3대 2’라는 부동의 점유율이다.

 꿈쩍 않던 이동통신 시장에 이변이 일어났다. 바로 LG의 선전이다. 무대는 지난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4세대 이동통신 ‘LTE’다. 이달 15일 현재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26만명, LG유플러스 19만명이다. ‘만년 3위’라는 오명을 받았던 LG가 1위 SK와 격차를 불과 한 자리로 줄였다. 가입자 증가율에서도 하루 1만명씩 늘리며 SK를 바짝 뒤쫓고 있다.

 LG전자도 ‘LTE폰’으로 부활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잊혀졌던 LG가 승기를 잡았다. ‘옵티머스LTE’가 40일 만에 15만대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개통된 LTE폰 45만대 가운데 33%를 차지한다. 삼성 독주에 제동을 거는 강력한 경쟁자로 확실한 신고식을 마쳤다. 3G를 포기하며 권토중래의 심정으로 2년을 기다렸다는 LG의 각오가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아직 결과를 속단하기는 힘들다. LTE서비스는 이제 시작이다. 서비스 론칭 불과 4개월이다. 본 게임은 아직도 멀었다. 서비스를 준비 중인 KT도 무시 못 할 변수다. 시장 초기 ‘착시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LG 부활은 “판은 이미 끝났다”고 믿었던 통신시장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통신사업자는 지금 위기다. 시장은 데이터를 원하는 데 아직도 ‘달콤한’ 음성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무료 경쟁서비스마저 봇물처럼 터져 나오며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경쟁이 없는 짜 맞춘 듯한 구도는 시장에 활력을 주지 못한다. 생태계 전체에도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경쟁은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소비자에게도 혜택을 준다. ‘꼴찌의 반란’ 주역인 LG가 심상치 않은 이유다.

 강병준 정보통신팀 부장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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