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무역 1조달러 시대 그 이후 그리고 게임

[월요논단] 무역 1조달러 시대 그 이후 그리고 게임

 지난 12월 5일 오후 통관 기준으로 수출 5153억달러, 수입 4855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무역 1조달러 시대로 진입했다. 세계 아홉 번째 기록이면서 변변한 자원이 없는 나라가 세계경제사에 기적을 만든 자랑스러운 업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0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62조9112억달러며, 한국은 1조145억달러로 세계 15위다.

 1인당 GDP는 2만756달러로 세계 33위에 지나지 않으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구매력평가(PPP)는 2만9997달러로 세계 26위라고 한다. 1961년 1인당소득 82달러에 비하면 253배가 넘는 도약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1인당 GDP 4만달러, PPP 5만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무역 2조달러 시대가 최대한 앞당겨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 1조달러는 선박, 자동차, 반도체, LCD, 휴대전화, 석유제품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달성되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부가가치 비중에서 제조업은 40.6%에서 39.2%로 줄고, 서비스업은 55.6%에서 58.2%로 커졌다. 고용 비중에서 제조업은 18.5%에서 16.9%로 줄고, 서비스업은 64.7%에서 68.5%로 늘었다. IMF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는 세계 서비스수지 적자 6위국으로 17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가 관건으로 등장한 것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에서 교육과 의료가 덩치는 있지만 내수산업 성격이 커서 사회적 제약과 규제가 심하다. 금융산업은 매력적이나 노하우 축적이 적고 자본이 영세해 급속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가 눈을 돌려 주목해야 할 핵심 성장동력산업은 현대 서비스산업의 최강자 콘텐츠산업이다. 2010년 PWC에 따르면 세계 콘텐츠 시장은 1조3566억달러로 1조2000억달러의 자동차산업이나 8000억달러 규모의 IT산업을 능가한 고성장,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콘텐츠산업은 축적된 문화적 능력을 토대로 화석자원이 없어도 두뇌와 근면으로 우리가 잘 해낼 수 있는 분야다.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이야기산업을 키워 IT를 접목하면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된다.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K팝을 보라.

 콘텐츠산업은 교육, 의료는 물론이고 미디어, 관광, 체육 등 서비스업과 관련 IT기기의 제조업을 쌍끌이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억원 투자당 고용유발효과는 반도체가 3.9명이나 문화서비스는 12.2명으로 세 배가 넘는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공급에서 수월하다. 콘텐츠산업에 주력해야 할 필요하고도 충분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시대의 주인공 청년들이 ‘본디지털’(Born Digital)’이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게임은 콘텐츠산업의 핵심이다. 2010년 게임산업 수출은 전년대비 29.4% 증가한 16억610만달러, 수입은 27% 감소한 2억4253만달러였다. 올해 수출은 34.8% 증가한 21억6497억달러, 수입은 10% 증가한 2억6679만달러로 예측된다. 게임제작과 배급 부문의 고용이 2001년 1만3500명에서 2009년 4만3365명으로 연평균 15,7%씩 성장했다. 과학적 통계는 게임산업이 콘텐츠산업의 주역이며, 교역수지에서 탁월함을 웅변한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넓어지는 경제영토와 더불어 우리 문화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첨병이기도 하다. 디지털시대에 양질의 여가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여 나가는 데 많은 기여를 하도록 새해에는 더욱 많은 성원과 격려를 게임산업과 게임문화에 보내자. 우리 게임이 임진년 흑룡을 타고 올라 더욱 힘차게 세계로 내일로 뻗어 나가기를 기원한다.

 김종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kimjongmin@gamecultu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