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산 게임메카 되려면…

 취재 수첩을 들쳐보니 올 한 해 부산지역에는 게임관련 희소식이 유난히 많았다.

 지스타 3년 연속 개최에 이어 월드사이버게임즈(WCG)가 국내로 돌아온 후 처음 부산에서 열렸다. 수도권 소재 5개 게임개발사는 부산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넥슨 같은 대형 게임사는 부산에 개발 자회사와 서비스센터를 설립했다.

 게임과몰입방지센터도 유치했다. 부산시는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건전하고 역동적인 부산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부산 게임산업은 암울했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장세에 있던 몇몇 대표적인 업체들이 자리를 못 잡고 문을 닫았다. 당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아케이드 게임은 바다이야기 사태를 전후로 몰락했고, 업체 대부분이 업종을 바꿨거나 폐업했다. 게임산업 정책에 대한 비판과 내실 있는 중장기 육성 계획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았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게임산업 육성 전략을 기본부터 재검토했다.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하나씩 추진하기 시작했다. 신생업체와 성장유망 기업을 구분해 맞춤형 지원에 들어갔다. 지역 게임업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2012년을 앞둔 지금, 게임산업은 부산의 유망한 성장동력 산업 중 하나가 됐다. 매출 50억 원~100억 원에 육박하는 온라인·모바일, 아케이드 게임업체가 성장해 자리 잡았다. 이를 바라보며 수십 개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꿈을 키우고 있다.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완공으로 게임업체가 집적화하면 새로운 시너지를 발휘해 영화, 영상 등 부산의 다른 어떤 산업보다 탄탄한 분야로 성장할 것이 기대된다.

 게임업계와 부산시는 성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산업발전을 유도할 것인지를 이제부터 고민해야 한다. 기회는 자주오는 것이 아니다. 5년전 암울했던 게임산업계를 기억하자.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