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언제나 그렇듯 올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전망하는 각종 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새해 국내 경제는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제로 이어지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둔화와 내수 위축으로 저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새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3.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많은 최고경영자(CEO)가 새해 경영기조를 ‘긴축’으로 정할 정도다. 상황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원가 절감과 현금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세차게 몰아칠 한파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옷을 여미는 것만이 정답일까. 사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찾아오기 마련이다.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고유가, 경기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회사를 급성장시킨 에미레이트항공사 CEO 팀 클라크는 ‘경제위기에 파묻히다 보면 패러다임 변화를 놓치기 쉽다’고 경고한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세계 IT 분야 지배자로 떠오른 것은 모두가 어렵다고 하던 2008년 금융위기 직후였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젠다는 무엇일까? IT분야에서는 단연 ‘모바일’이다. 모바일 열풍은 올해도 거셌지만,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상당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데스크톱 및 노트북 보급대수를 넘어섰다. IDC는 세계적으로도 내년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 출하량이 PC시장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IT 환경이 개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바일 지배력 확대에 따라 주목해야 할 것은 첫째, 시장환경 변화 및 기회 증대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국내 무선인터넷 산업은 이미 모바일 오피스로 전이됐다. 금융권의 모바일뱅킹이나 모바일 솔루션, 쿠폰, 게임 등 관련 비즈니스로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 진화는 모바일 운용체계(OS) 및 브라우저 등 소프트웨어(SW)플랫폼의 중요성 증가와 모바일 인터넷 환경 구축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산업 전반의 ‘모바일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이동을 재촉하고 있다.
둘째, IT개발 트렌드 변화다. 모바일 활용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각 기기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개발방향을 맞춰가고 있다. 마우스와 키보드 중심의 ‘클릭’ 위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터치’ 중심의 모바일에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모바일 보안에 대한 중요성 부각이다. 모바일 기기 사용 증가에 따라 보안 위협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모바일 플랫폼 위협은 대개 악성 앱 형태로 이뤄져 왔다. 대표적인 것이 분실 또는 도난에 따른 중요 데이터의 유출, 모바일을 노린 악성코드 등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연락처 등을 유출시키는 과거의 방식에서 트로이 형태를 통한 원격 제어 등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합법적인 앱을 이용한 정보유출도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모바일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새해에는 국내 IT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는 낙관적이지만 성장률은 올해보다 하락해 2.9%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낙관적인 시장 상황도, 성장률의 하락도 신경 쓰지 말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는데 제약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새로운 성장의 기회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oks6012@lot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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