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3년 만의 유럽 재정위기로 2012년 세계경제가 어렵다. 유럽 재정위기는 조기 해결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틀림없다. 한국 경제도 힘든 한 해가 예상된다. 선진국 경기둔화로 수출 증가세가 약화되고 경제심리 불안으로 내수도 위축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 국내외 경제상황도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금융>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 부진으로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어 지난해보다 낮은 3.7%에 그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고용은 경기 회복세 둔화, 기저효과, 취업구조 변화 요인이 맞물려 취업자는 28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는 공급 측 상승요인은 일부 완화됐으나 기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중동정세 불안, 이상기후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원자재가격이 상승할 소지가 있다.
국제 유가는 세계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위축, 달러화 강세, 리비아 원유공급 재개 등 하락요인이 있지만 신흥국 수요의 꾸준한 증가, 이란 등 중동정세 불안과 산유국 전략적 공급조절 등 상승요인으로 당분간 횡보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9.2%에서 7.4%로 떨어질 전망이다. 수입 증가율은 23.2%에서 8.4%로 줄겠지만 수출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지난해 250억달러에서 올해 160억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치적 지형도 변수다. 유럽재정위기와 원자재가격 불안에다 20년 만의 양대선거 등 복합적 리스크가 맞물려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올해 정책목표 중 하나를 복합위험 관리에 두고 있는 이유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기업 투자심리 위축이다. 수출 둔화와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으로 기업이 돈보따리를 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3.3%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은 상저하고가 전망된다. 상반기 유럽 재정위기가 추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완연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방아쇠는 이탈리아 국채만기다. 2월부터 대규모 국채만기가 도래하는 것을 감안할 때 유럽의 정책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탈리아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7월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유럽은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증시전문가들이 기대했던 하반기 증시 회복을 점칠 수 있게 된다.
국내는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됐다. 선거를 앞두고 재정지출 확대가 예정된데다 국내기업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투자, 내수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수출도 크게 둔화되지 않는다면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금융산업도 큰 변화를 예고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헤지펀드 시장이 도입된다. 중소기업 전문 투자자 시장도 개설된다. 헤지펀드 시장 도입은 국내 금융산업의 투자은행(IB) 시대가 도래함을 예고하는 사건이다. 헤지펀드는 물론이고 자기자본투자(PI)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금융사 차별화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전문 투자자 시장 개설은 어려운 시기에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캐피털 역시 자금 회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환율은 EU와 미국 재정·금융위기 향배가 불투명하고 북한의 정치체제 불안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돼 지난해 못지않게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크겠지만 상반기에는 달러 강세, 하반기에는 원화 강세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을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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