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지상파 재송신 대가 산정 물꼬 트나

 지상파 방송 재송신 대가 산정 협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CJ헬로비전이 먼저 대가 협상 물꼬를 틀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9일 KBS·MBC·SBS 3사가 CJ헬로비전에 ‘저작권 등 침해중지 가처분 소송’에 따른 ‘간접강제’를 청구해 법원이 인용한 이행 강제금이 84억 내지 97억5000만원에 이르렀다. 지상파 방송사 주장대로 가입자당 요금(CPS) 280원씩 지급하는 액수보다 이행 강제금이 크면 CJ헬로비전은 협상을 미루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액수가 정확하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 재송신 대가 산정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안해서 방송을 송출했던 17일간이 이행기에 포함되는가 마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 28일 판결 다음날을 기산일로 할 때 이 기간은 총 73일이다. 이 중 11월 28일부터 12월 5일까지는 디지털 케이블TV에서 판결에 따라 디지털 케이블 고선명(HD) 방송 송출을 중단해 8일을 빼면 97억5000만원이 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중재 아래 방송 송출을 재개하고 지상파는 이행청구를 하지 않기로 합의한 11일까지 6일을 빼면 59일이 된다. 협상 시한을 추가 연장한 14일까지 3일을 제외하면 56일이다. 하루에 각 사당 5000만원씩 1억5000만원이면 최하 84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CJ헬로비전이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를 기준으로 지상파에 매월 CPS 280원씩 지급하게 되면 매월 9억6043만5840원(지난해 9월말 기준 가입자 수 114만3376명)이다. 1년이면 115억2523만원이다. 이달 31일이면 지상파가 주장하는 연간 재송신 대가를 이행강제금이 넘어서게 된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다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는 달리 CJ헬로비전이 개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상파 업계 관계자는 “지금 협상 진전이 거의 없는데 CJ헬로비전에서는 그래도 계속 접촉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SO업계와 보조를 맞춘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면서도 “이행 강제금이 110억원을 넘어가면 우리로서도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