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차기 위원장 인선 작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최초 후보군으로 언급된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이 특임장관으로 내정된 가운데 새로운 후보군이 부상했다. 청와대는 4일 대통령 순방 전에 차기 위원장을 내정할 방침이지만 이를 넘기면 자칫 위원장 공석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청와대는 1일 특임장관에 고 의원을 내정했다. 고 의원은 지난달 27일 최시중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후 손기식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송도균 전 방통위 부위원장, 홍기선 전 케이블TV시청자협의회 위원장 등과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고 의원이 후보군에서 빠진 가운데 기존 후보군 중 일부는 위원장직을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새로운 후보가 떠오르는 상황이다.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홍성규 부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방송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데다 부위원장으로서 1년 가까이 방통위에 근무하며 조직에 적응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앞서 최 위원장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정책결정으로 비난을 받았던만큼 차기 위원장은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할 적임자가 선임되길 바라고 있다. 후임자를 물색 중인 청와대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인사를 내정했다가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는 하루 전날인 3일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순방 이후로 미루면 위원장 공석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위원장이 빠진 가운데 1일 상임위원 4인체제로 회의를 열었다. 최 위원장 사퇴 표명 후 열린 첫 전체회의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의결·보고사항 6건이 처리됐다.
처리가 끝난 후 홍 부위원장이 조심스럽게 회의 안건과 무관한 얘기를 꺼냈다. 홍 부위원장은 “(최 위원장이 없는 상태에서) 오늘 처음으로 직무대행을 했는데 잘 도와줘서 원활히 진행했다”고 감사말을 전했다.
이날 회의는 노영규 기획조정실장이 공직을 마감하는 자리기도 했다. 앞서 노 실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용퇴의사를 밝혔다.
이를 감안해 홍 부위원장이 노 실장에게 공직자로서 마지막이니 한마디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 실장은 “옛 체신부, 정보통신부 등을 거치며 29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정보기술(IT) 발전에 기여한 것이 자랑스럽다”는 소회를 내놓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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