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 장기간 지속……대형주 위주 매매 지속될 듯

`바이(Buy) 코리아` 열풍 속 지난달 외국인은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를 집중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들이 주도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자들도 대형주 중심으로 사고파는 순환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매수세 장기간 지속……대형주 위주 매매 지속될 듯

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상최고치인 6조200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1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왕성하게 한국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지난해 12월 말 유럽의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순매수 패턴이 길게는 앞으로 9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제기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같은 외국인 순매수 패턴은 2004년 1월과 2009년 4월 두차례 나타났는데 각각 9개월과 10개월간 연속 순매수했다”며 “모두 대세 상승 초입 국면에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매도세를 주도했던 영국과 미국 자금이라는 면에서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최근 외국인 매수는 글로벌 정책공조에 힘입은 바 크다”며 “미국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연말까지 확대할 전망이고 우리나라도 수출감소에 따른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소비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2009년과 같은 상승장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외국인 매수가 강하게 나타난 대표적인 종목이 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 LG전자 등 대형주다. 이런 점에서 향후 시장도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 형태가 대형주 순환매로 이뤄지면서 기존 박스권보다 지수상단이 높아진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간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던 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 그리고 반도체 보다 철강, 화학, 비철금속, 정유 등 소재주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당기간 하락폭이 크고 기관이 비중을 줄였던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조언도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업황부진에 시달리다가 기지개를 펴는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라며 “최근 시세가 부진했던 삼성전자를 포함한 IT종목과 해운, 항공, 기계, 여행 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