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콘텐츠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방송사들이 교육·음악·경제정보 등 부가 사업이 수익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BS 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운영사 KBS엔은 1월 말 `KBS키즈` 채널 신청 등록을 마쳤다.
KBS키즈가 채널을 개국하게 되면 케이블TV·위성방송·IPTV 같은 유료방송 전체 PP 중 교육 관련 채널만 13개가 된다. 지난 2008년(8개 채널) 이후 4년만에 교육 채널이 5개 추가됐다.
MBC 계열PP 운영사 MBC미디어플러스는 기존 MBC게임 채널을 음악전문 채널로 바꿔 다음달 1일 개국한다. 현재 음악PP는 총 11개, 여기에 하나가 더해져 12개가 운영된다.
SBS는 지난해 음악 채널 MTV를 보유한 미국 비아콤과 합작사를 설립해 음악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교육·음악 분야 채널을 속속 개국하는 이유는 이 분야는 방송 수신료, 광고 외에 기타 사업 수익 창출이 쉬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간한 `2011방송산업실태조사`에서는 교육PP 전체 매출액 8418억9007만원 중 기타사업수익이 8165억6829만원이다. 교재, 학원 연계 콘텐츠 판매 등 사교육 시장에 쉽게 파고들 수 있다. KT가 2010년 7월 선보인 `olleh tv 영어홈스쿨` 서비스는 1년만에 이용 고객이 22만1500명을 넘겨 교육 콘텐츠의 위력을 보여줬다.
음악 채널 역시 매출액 2021억1956만원 중 1481억9921만원이 음원 판매 등 기타사업수익이다. 50%가 넘는다. `나는 가수다`, `무한도전 가요제` 등 음악 콘텐츠 판매로 짭짤하게 수익을 냈던 MBC는 이른바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가수다` 음원을 유통했던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증권 정보를 주로 다루는 경제정보 채널은 지난 2008년 10개에서 한 개가 늘어 11개가 됐다. 매출액 1931억8099만원의 70% 이상(1410억4157만원)이 기타사업수익에서 나온다. 방송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전문 애널리스트를 고용해 증권 정보 서비스를 하거나 컨설팅을 한다.
반면 게임 채널은 2008년 4개에서 1개, 영화 채널은 16개에서 13개로 줄었다. 교양, 취미 채널은 각각 8개, 9개에서 정체 상태다.
정연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실용적, 오락 등 (이른바) 돈 되는 것, 즐기는 것에 몰려 있다는 게 여론 다양성을 줄인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경제정보 채널 등 실용적인 콘텐츠라도 기업의 건강성 등을 함께 방송해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