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올해 마케팅 경쟁 심화 예상…방통위 사전 차단 주력

올해 통신업계가 실적부진 속에서도 롱텀에벌루션(LTE) 경쟁 본격화에 맞춰 다시 마케팅 비용을 늘려갈 전망이다. 정부는 월별 마케팅비 지출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 차단에 주력할 계획이다.

9일 우리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회사별로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 부문은 전체적인 시장 축소로 인해 마케팅 비용 감소가 점쳐지지만 무선 부문에서 본격적인 LTE 경쟁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LTE에 전력을 쏟고 있는 LG유플러스 마케팅 비용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5%대 증가율을 점쳤다. KT와 SK텔레콤은 증권사별로 전망수치는 엇갈렸지만 2~4% 내외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진정세를 보였던 마케팅 경쟁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모집수수료·단말보조금·고객유지수수료 등 순수 마케팅비용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전년 대비 7.2% 감소한 6조6210억원을 가입자 유치·유지에 썼다.

방통위가 마케팅 가이드라인(20%) 준수를 지키도록 현장조사와 계도작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전체 통신사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마케팅 경쟁 완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LTE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시작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올 2분기부터는 통신 3사 모두 전국망을 갖추고 LTE 마케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여 자칫 시장 과열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방통위는 올해 통신 3사가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지킬 수 있도록 월별 실태를 조사하고 위법 마케팅 경쟁으로 판단되면 법규에 따라 제재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마케팅비 절감에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업자에 과징금 경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케팅비 절감을 4G 네트워크 투자와 콘텐츠 질 향상 등 생산적 투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유무선 통신 4개사의 지난해 투자실적은 총 7조6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통신업계는 올해도 LTE 등 이동통신망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투자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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