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터센터 신축과 구조 변경 붐이 일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전기료 인상과 그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증제 도입,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됐다.
데이터센터 투자의 핵심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통신과 인터넷업체가 신규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것은 이 수요 증가에 대비한 투자다. 데이터센터 이전 필요성이 생긴 공공기관도 이를 염두에 둔다. 시스템 중단 없이 센터를 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자 센터를 확장하는 대기업들도 전산 자원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자체 센터 외에 외부 IDC를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검토한다.
모처럼 들썩인 데이터센터 시장에 얼마 전 국가정보원이 찬물을 끼얹었다. 국정원은 최근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정부 자료 유출과 디도스 공격 위험이 고조되자 사전 검증을 하겠다는 조치다. 그런데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이고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NHN 등 국내 기업 서비스까지 포함했다. 사실상 전면 금지다.
국정원의 조치 자체를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국가 안보를 임무로 한 기관이 정보보안 위협을 빈틈없이 막으려는 조치는 당연하다. 그러나 수요자는 물론이고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일방적인 금지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수요 기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은 잘못됐다.
더욱이 클라우드 서비스는 10년 넘게 운영을 거쳐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한 상황이다. 보안 문제가 있다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정원은 보안 검증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모처럼 형성된 시장이 외부 변수로 갑자기 위축되는 것은 해당 사업자뿐만 아니라 수요 기관과 기업, 산업 전체에 두루 악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