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금속 `희토류`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 기류가 심상치 않다. 미국이 유럽연합(EU)·일본과 합종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압박하는 터라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 지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에 희토류가 얽힌 형국인지라 날로 강경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물러설 이유가 없다. 단순 조립형 제조산업구조에서 벗어나고자 2006년부터 희토류 수출을 줄였다. 중요 자원을 마냥 수출하지 않고 휴대폰·스마트패드(태블릿PC)·디스플레이·전기자동차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직접 만드는 데 쓰겠다는 뜻이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가졌으니 느긋하기도 하다. 외교적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는 터라 아쉬울 게 없다.
아무래도 중국이 유리해 보인다. 중국에 버금갈 값싼 희토류 생산체계를 하루아침에 갖출 나라가 없어서다. 폐광했던 희토류 광산을 되살리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하던 미국도 어쩔 수 없어 세계무역기구(WTO)에 중재를 요청했다. 주요 나라가 호주·몽골 등에서 대체 광산을 찾고 있으나 당장 생산량 97%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엔 힘이 모자란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몽골·남아프리카공화국·베트남·캐나다 광산을 물색했을 뿐만 아니라 강원도 일대를 탐사했음에도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희토류 노다지`를 캐도 원석을 정제할 체계가 국내에 없다. 희토류 비축량이 세 달치(약 1500톤)도 되지 않는다. 겨우 모아 둔 게 200톤이고, 2014년에나 1500톤을 비축할 수 있다.
중국산 희토류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은 나라 밖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강점을 보인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제품 생산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할 때를 지난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