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자국 인터넷 사이트 공격 주범으로 상대국을 지명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인터넷응급센터는 `2011 중국 인터넷 안전태세 보고서`를 통해 악성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해외 IP주소가 약 4만7000여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국 컴퓨터는 890만대로 전년에 비해 약 2배가량 늘었다. 이어 센터는 IP주소 중 미국발이 9500개에 이르며 이들에 의해 감염된 컴퓨터는 885만대로 압도적인 숫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서버를 우회해 들어와 사이트를 공격하는 바이러스도 미국 IP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전했다. 1만1800개 IP가 우회적으로 들어왔는데 이 중 3300개가 미국 주소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중국은행을 사칭하는 인터넷 사이트 서버 IP도 미국이 480개로 가장 많다고 비난했다.
미국 역시 올해 초 보고서를 펴내 자국 내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해 주요 정보를 빼낸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다. 해킹 피해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지목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국가방첩집행실은 중국이 자국 경제 및 기술에 관련한 기밀에 대해 사이버 스파이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끊임없이 공격을 가하는 가해자”라고 묘사했다. 해킹의 특성상 누가 정확히 공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집행실은 사이버 공격이 매우 정교하게 이뤄져 외국 정부가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이 같은 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해 6월 구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중국으로부터 왔다며 중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해킹의 배후로 의심받을 때마다 자신들의 경제 성장을 시기하는 국가가 부당한 비난을 벌이고 있다며 자신들 역시 사이버 공격의 피해자 중 하나라고 항변해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