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와이브로 결합서비스용 넷북 5000여대를 일시에 재고 처분한다. 고객 판매용으로 확보해놓은 물량 소진이 늦어지면서 수년간 재고가 누적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21일 KT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위해 보유 중인 넷북 4995대를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넷북은 2008~2011년 4년간 삼성전자, LG전자, TG삼보컴퓨터, 한국HP 등 다양한 국내외 제조사가 출시한 제품들이다. 2011년 출시 모델이 약 40%(1897대)에 달한다.
재고 제품이어서 매각금액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중 넷북 판매가격 30만~60만원대 중 최저가격을 적용하면 산술적인 가치는 15억원에 이른다.
KT가 상당한 규모 넷북을 일시에 처분하는 것은 악성재고 처리 조치로 해석된다. KT는 넷북을 와이브로 결합상품으로 판매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구매해왔지만 실제 판매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전체 처분 물량 가운데 3대를 제외하고는 포장도 뜯지 않은 제품이다.
KT 와이브로 가입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 성장 폭을 기록했지만 와이브로 공유기 `에그` 인기에 힘입은 것이었다. 에그는 와이브로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주는 소형 단말기다. KT 와이브로 에그 가입자는 3월 현재 44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배로 늘어났다.
에그 하나만 있으면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노트북, 넷북 등 다(多)기기로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틈새상품인 와이브로 결합 넷북 상품은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KT는 “넷북은 기기 특성상 신제품 출시 간격이 짧고, 출시모델도 다양해 물량 소진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와이브로 서비스 자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최근 추세에 맞춰 와이브로 에그 판매를 강화하는 한편, 와이브로 단말기 사업은 노트북 중심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KT는 앞서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와이브로 내장형 노트북 5종, 39개 모델을 출시했다. KT는 구매 고객에게 1년간 월 5GB 와이브로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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