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새롭게 출범한 SK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릴 것”이라며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와 격차가 있지만 SK그룹 일원으로 힘을 모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6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최 회장은 올해 SK하이닉스 투자 규모를 애초 계획인 4조2000억원보다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투자 확대 방침을 공식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증액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4조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임직원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로 도약을 위한 새출발을 선언했다.
최 회장은 격려사에서 “1978년 선경반도체를 설립하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모색했다가 석유파동으로 꿈을 접었던 SK가 30여년이 지난 오늘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하이닉스를 새 가족으로 맞았다”며 “SK하이닉스를 세계 일류반도체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마다 않고 직접 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5일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방문한 사례를 소개하고 “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한 태국 총리가 높은 신뢰를 갖게 됐으며 태국 진출을 고려하는 SK그룹 계열사 여러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이것이 바로 SK그룹과 하이닉스가 한 가족이 된 시너지”라고 강조했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그동안 거칠고 험한 길을 이겨왔으나 하이닉스의 가치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준 SK와 함께라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뛰어넘어 그 이상을 달성할 때까지 지난 어려웠던 시기를 잊지 말고 우직하게 이겨내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신입사원 대표에게 SK그룹의 상징인 `행복날개` 배지를 달아 주고 권오철 사장에게 새로운 사기(社旗)를 전달했다. 최 회장은 이날부터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 1박 2일간 머물며 업무보고를 받고 임직원 200여명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해피 토크 오픈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출범식을 시작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종합반도체회사로 영역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모바일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 현재 약 40%에 달하는 모바일 솔루션 비중을 2016년에는 7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영향력 확대를 포함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역량 강화 및 인재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등 중장기 발전을 위한 전략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등이 참석했으며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과 중국 우시법인, 서울사무소를 포함해 SK 전 계열사에 생중계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