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A 전자·IT기업 특허 분쟁 대비 맞춤형 정보 서비스 개시

한·EU, 한·미 등 FTA 체결로 우리나라 경제영토가 광활해지면 국내 기업의 지식재산권 분쟁 발생 빈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전자·IT 기업의 기술경쟁력, 인지도, 브랜드 가치 등이 높아지면서 이미 선진국 견제는 심해지기 시작해 실효성있는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KEA 전자·IT기업 특허 분쟁 대비 맞춤형 정보 서비스 개시

일례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다룬 한국 기업 특허 소송 건수는 2008년 8건에서 2011년 12건으로 증가했다. 이중 전자·IT 기업이 11건을 차지해 다른 업종 기업에 비해 특허 분쟁이 월등하게 많다.

하지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지재권 관리는 열악한 상황이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조사 발표(2010년)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36%가 지재권 관련 인력이 전무했다. 중소 IT 기업 전체의 절반(57.5%) 이상이 경쟁사 특허를 분석하지 않고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EA는 중소기업 특허 분쟁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특허분쟁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특허분쟁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 중소기업이 사전 대비토록 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특허 분쟁 증가=국내 기업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이 증가하면서 특허 주 전쟁터인 미국을 중심으로 전자, 전기, 정보통신 산업 관련 국내 기업의 특허 분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지식재산전문기업이 새롭게 등장하고 산업 원동력이 둔화된 선진국 기업들이 특허권 행사로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국내 수출 기업은 특허 분쟁 길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에서 겪는 국제특허 분쟁 중 전자·IT 비중이 지난 2004년 58.5%, 지난 2008년 78.3%, 지난 2011년 87.7%로 늘었다. 미국 내 지방법원·연방항소법원·ITC 등에서 겪는 우리나라 기업의 특허소송 건수도 지난 2005년 46건에서 지난 2011년 81건으로 껑충 뛰었다.

KEA 임호기 특허지원센터장은 “중소 전자·IT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특허 공세에 특별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중소 전자·IT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전 대응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특허 분쟁 동향=삼성·LG 등 국내 대기업이 해외 시장 개척을 확대하고 현지에서 글로벌 기업과 시장경쟁을 벌이면서 대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특허분쟁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KEA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자체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분쟁관련 특허가 많을수록 대응을 포기하고 곧바로 로열티 협상을 개시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특허분쟁의 경우 대리인 수임료가 낮기 때문에 대응할 뿐 미국 등 건당 소송 평균비용이 200만달러에 이르는 해외에서 소송이 발생한 경우 화해를 택하거나 수출을 중단하는 사례가 빈발하다는 지적이다.

KEA는 앞으로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온칩, AMOLED 부품,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국제 특허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상용화한 부품과 기술을 이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제품을 주로 생산·수출하는 중소기업의 특허 분쟁 위험이 증가할 전망이다. 내비게이션, 차량용 블랙박스, 인포디스플레이, 반도체장비 등이 대표 업종이다.

◇국제특허분쟁예보시스템(IPCAST) 운영=KEA는 특허분쟁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국제특허분쟁예보시스템 설계에 5억원을 들여 이달 말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KEA는 앞으로 10억원을 더 들여 시스템 기능을 보강하고 하반기부터 본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분쟁 정보 분석, 실시간 분쟁 예보로 리스크를 예측하고 예방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시스템은 미 지방법원, 연방항소법원, ITC 등에서 다룬 3만건의 특허 분쟁 현황을 검색할 수 있다. 검색 내용은 매주 단위로 갱신된다. 원고, 피고, 분쟁특허, 기술 분야 등 다양한 단어로 검색하고 분쟁 특허의 기술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관심 특허 대상에 대한 최근 분쟁 동향을 이메일로 주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KEA는 올 연말까지 400만건 미국 등록 특허를 DB로 구축해 중소기업이 분쟁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특허군을 발견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분석해 분쟁에 미리 대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