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명분 살린 수요예보제, 소분류 공개는 과제로 남아

28일 열린 통신 3사 공동 수요예보 설명회는 통신장비 업계 사업의 가시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주로 국내 중견·중소회사들이 공급하는 장비의 1년 구매 계획이 공개돼 사업자들이 일정에 맞춰 자사 전략을 짤 수 있게 된 것이다. 설명회를 기획한 방송통신위원회는 국산 장비가 쓰이는 분야만 집중해 실효성을 높였다.

박재문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장은 이날 “국내 업계가 글로벌 사업자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며 “통신사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시해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히든 챔피온`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조6000억 시장 꿈틀=올해 통신 3사는 KT가 7000억원, SKT·SKB가 6000억원 이상, LG유플러스가 3000억원 이상 자금을 투입해 전송·교환·가입자·이동통신 장비를 구매한다.

분야별로는 KT가 △전송 300억원 △가입자 700억원 △교환 700억원 △이동통신 5000억원, SK텔레콤이 △전송 1000억원 △가입자 200억원 △이동통신 3500억원, SK브로드밴드가 △전송 500억원 △가입자 500억원 △교환400억원, LG유플러스가 △전송 550억원 △가입자 1000억원 △교환 400억원 △이동통신 17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일부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총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투명하게 공개 돼 국산 장비업계의 숨통을 틔웠다. `대형 통신사와 중견·중소업계 동반성장`이라는 명분이 무색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100명 이상 몰려 성황=이날 수요예보제에는 통신사업자 구매계획을 확인하려는 업계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했지만 알카텔루슨트, ZTE 등 글로벌 사업자도 참가하는 등 업계 전반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지능통신기업협회 김준혁 사무국장은 “당초 70~80명가량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00명 이상이 몰렸다”며 “수요예보에 대한 업계 갈증이 그만큼 컸던 것”이라고 짚었다.

설명회에 참가한 네트워크 업체 한 사장 역시 “통신3사가 처음으로 공동 설명회를 개최해 의미가 컸다”며 “단발성 행사가 아닌 매년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별장비 공급단가 노출 등 부작용 개선도 시급=중분류 수준에서 구매계획이 공개됐다는 점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전송·교환·가입자·이동통신 등 분야별이 아닌 MSPP, DWDM, 캐리어이더넷 등 장비 종류별로 세세한 항목과 월별 구매일정이 나와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분류 공개는 개별 장비 공급 단가가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어 통신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와 통신사 그리고 정부가 이에 대한 조율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렬 방통위 지능통신망 팀장은 “일단 3사 공동으로 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연례 행사로 수요예보 설명회를 개최하고 구체성을 더해 국산 통신장비 업계에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신3사 2012 네트워크장비 구매 계획(잠정치) 출처: 3사 종합

[해설] 명분 살린 수요예보제, 소분류 공개는 과제로 남아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