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군단의 진격이 시작됐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중반 이후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오명을 벗고 글로벌 상위권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탄탄한 내수 시장을 뒷배로 한 물량 공세도 거세다. 올해 중국 업체들은 총 2억대 스마트폰을 출시,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위협할 전망이다. 기술력과 생산력을 모두 갖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올해부터 몰고 올 돌풍은 세계 스마트폰 업계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양`으로 밀어 붙인다=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최대 강점은 물량이다. 이미 세계 휴대폰 시장은 중국 업체가 휩쓸었다. 4일 중국 화치앙전자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업체의 세계 일반 휴대폰(피처폰) 점유율은 50%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판매되는 휴대폰 2대 중 1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인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물량 공세를 벌인다. 중국 업체들이 올해 출시할 스마트폰은 약 2억대로 삼성전자의 예상 물량(2억800만대)에 근접한다. 선두권을 이루고 있는 화웨이와 ZTE가 내놓을 물량만도 1억대에 달해,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3일(현지시각) 두 회사가 출시할 스마트폰 물량이 세계 시장 점유율 15% 수준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늘려 수익성까지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1위 업체인 화웨이는 올해 노키아, 캐나다 RIM, 대만 HTC 등을 제치고 글로벌 3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치앙전자연구소 리우 귀 수석애널리스트는 “글로벌 10위권에 포함된 화웨이와 ZTE, TCL 등이 지난해 출시한 휴대폰은 여전히 저가형 2G폰이 주력을 이뤘다”며 “그러나 점차 안드로이드 기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산되면서 하드웨어 디자인과 생산력을 갖춘 이들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미엄`으로 승부수=피처폰과 중저가 스마트폰 일색이었던 중국 업체도 고가 브랜드 전략을 펼친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2`에서 화웨이와 ZTE는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LTE, 4.5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신제품을 내놨다. 중국 휴대폰 업계를 `짝퉁폰` 업체로 인식해온 해외 업체로부터 큰 반향을 얻었다. 이들은 자체 브랜드로 최신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애플·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와 남미 등 중저가 주력 시장은 물론이고 유럽, 미주 등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추진해왔던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중국 내수 시장은 안정된 수익을 이어갈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화웨이 디바이스부문 리차드 유 사장은 최근 “피처폰은 수익성이 낮아 판매량이 큰 의미가 없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대와 브랜드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연도별 출시 물량 (단위 : 백만대)
(자료 : 화치앙전자연구소)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