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콘텐츠 산업은 미래 먹거리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방송통신의 미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차세대 산업 현장을 방문했다. 구글, 타임워너, 드림웍스, 디즈니에 갔다. 드림웍스 `쿵푸팬더2` 제작진에는 여인영 감독을 비롯해 한국 사람이 많았다.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사장은 “한국 사람은 성실하고 창의적”이라면서 콘텐츠가 잘 맞는 분야라고 말했다.
카젠버그 사장은 “향후 흥행하는 영화 10편 중 8편이 3D 영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드림웍스는 2009년부터 모든 작품을 3D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으로 3D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 발전을 선도한다. 제작비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6억700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 투자 대비 흥행 수입이 4.5배에 달한다.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흥행 상위 10편 중 6편이 3D 영화였다. 3D 콘텐츠는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시장이다. 3DTV 시장점유율은 2012년 20%에서 2015년 60%까지 오를 전망이다. 향후 모든 LCD TV는 3D를 장착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척박하다. `7광구`가 3D로 제작됐는데 실패했다. 반면에 EBS가 투자한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이미 EBS에서 `한반도의 공룡`이 나갔고 완성도도 높았다. 원소스멀티유스(OSMU) 전략으로 방송, 출판, 캐릭터 상품도 잘됐다. 방학 기간이라 아이들이 많이 봤다.
3D 방송은 고화질로 시험방송이 이뤄졌다. 실시간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와 IPTV,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된다. 지상파 시험방송이나 실시간 위성방송은 세계 최초다. 세계 최대 규모 방송콘텐츠 전문시장 `밉(MIP)TV 2012`에 참가해보니 한국이 앞서 나간다고 들었다.
해외 3D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전문 채널 증가로 방송용 실사 3D 콘텐츠 제작 활성화가 예상된다. 세계적 3D TV 채널 증가에 따른 편성을 고려해 다양한 장르의 3D 콘텐츠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 제작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 2012년 여름 런던 올림픽 3D 스포츠 중계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 만드는 3D 콘텐츠는 여행이나 라이프스타일, 익스트림 스포츠로 확장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전략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강점과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방송 제작 기술이나 3DTV는 앞서 나가지만 콘텐츠와 방송장비 등 제작환경은 열악하다.
삼성과 LG 등 3DTV 제작이나 보급은 세계적 수준이다. 방송장비는 국산화가 더디다. 콘텐츠 제작은 인력 및 경험이 부족하고 관련 기업 규모도 작다. 제작비도 어려움이 있다. 내수시장이 협소해서 네트워크나 플랫폼 사업자 수익 모델이 부재한 것도 위험 요인이다.
정부는 지원 대상을 방송사업자에서 3D 제작사, 독립 PD 등 1인 창작집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범위도 다큐, 교양 등 공익 콘텐츠 중심에서 시청자가 선호하는 TV영화, TV애니메이션, 공연, 스포츠 등으로 확장한다.
컨소시엄 기획단계부터 방송사, 통신사, 제작사, 장비제조사 간 협력사업을 우대할 계획이다. 기획안을 심사하고 제작비 전액 지원 방식에서 탈피해 파일럿 사전제작 지원제도 도입한다. 제작비 직접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제작시설을 활용한 현물지원 방식을 도입해 인프라를 제공한다. 3D 콘텐츠 제작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제작경험이 부족한 중소 제작사를 도울 예정이다.
일산 한류월드에 디지털방송콘텐츠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중소방송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방송콘텐츠 기획·제작·편집·송출·유통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복합 시설이다. 해외 콘텐츠 마켓 참가도 지원한다. 3D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 TV 제조사 등 대기업과 중소 3D 콘텐츠 제작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동반진출 성공사례를 발굴한다.
여인영 감독은 쿵푸팬더2를 만드는 5년 동안 카젠버그 사장으로부터 돈이나 일정문제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카젠버그 사장은 3D도 결국 창의력 경쟁이기 때문에 다른 스트레스는 안 줬다고 설명했다.
3D가 성공하려면 정교한 기술과 함께 예술적 차원 스토리가 중요하다. 할리우드는 우수한 원형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사들인다.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제작에 참여시킨다. 조직문화는 자유롭고 평등하다. 한국에도 콘텐츠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자본만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가진 터전이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