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간 '국내 기업' 다시 돌아올 순 없나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는 등 투자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 경제자유구역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추가로 지정해 해외 기업 투자 유치도 촉진한다.

지식경제부는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기업의 국내투자 활성화 방안을 확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지경부는 해외 진출 기업이 FTA를 계기로 국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대폭 강화했다. 지금까지 현지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기업만 세제 혜택 등을 받았다. 앞으로 현지 생산시설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이전하거나 부분 복귀하는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유턴 기업은 산업단지 입주 우선권 및 전용 용지를 지급받는다. 수출신용 보증한도가 상향 조정될 뿐 아니라 보증료 우대 혜택도 받는다. 해외 생산관리 인력을 국내로 불러들이면 내국인 고용의 10~20% 범위에서 비자도 내준다.

비수도권으로 유턴하는 기업은 더욱 큰 혜택을 받는다. 생산설비를 국내로 도입하면 관세가 감면되고, 소득세·법인세 감면 혜택도 받는다. 지경부는 유턴기업 소득세·법인세 감면 일몰시한을 2012년에서 2015년으로 연장할 계획이다. 현지 시설의 폐쇄·양도 유예기간도 2년에서 최장 4년으로 연장된다.

수도권 지방이전 기업에 준해 산업단지 분양가 및 임대료 감면을 받고, 최고 15%까지 설비 투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설비투자 기간 동안 인력을 고용하면 1인당 최고 월 60만원까지 교육훈련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경부는 지원 정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KOTRA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를 확대 개편해 유턴 기업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 유치 지원 정책도 뜯어고친다. 앞으로 해외 투자자가 경제자유구역에 병원·복합리조트 등을 세울 때 사전심사제로 승인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투자 협정을 맺어도 건물이 완공된 후에야 허가를 받을 수 있어 투자 자체가 결렬되는 사례가 많았다.

일본 제조업체들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부품소재전용공단 추가 지정도 추진한다. 부품소재전용공단은 구미·포항·익산·부산/진해 네 곳뿐이다.

지경부는 국내기업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도시 광산 기업이 희소금속 회수 설비를 증설할 때 기존 설비 용량의 30%에서 50%로 확대했다. 수도권 대기업이 임차기간 만료 후 같은 지역에 공장을 이전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허용하고, 풍력 발전 소음 기준도 마련해 신성장 산업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홍석우 장관은 “국내 투자를 촉진해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신성장산업을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기업투자 관련 정부 입법안을 19대 국회 개원 후 연내 재입법해 기업 친화적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