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자회사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연이은 실적 부진과 점유율 하락에 내몰리면서 자산 매각을 통해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0일(현지시각) 노키아가 자회사인 초고가 휴대폰 제조사 `베르투(Vertu)`를 사모펀드 퍼미라(Permira)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12월 베르투의 매각 의사를 내비쳤으며 최근 퍼미라와 2억유로(약 3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며 상당히 진전된 상태여서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투는 지난 1998년 노키아가 세계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가폰을 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본사는 영국에 있다. 베르투는 휴대폰의 각종 부품과 외장제로 크리스털 디스플레이와 사파이어 자판 등 귀금속을 채택하고 일일이 사람 손으로 부착해 제작 비용만 20만파운드(약 3억6800만원)에 달한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2억~3억유로로 전세계 60여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번 협상에 앞서 북유럽 사모펀드인 이큐티(EQT)에도 인수를 타진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가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최근 신용 등급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설명했다. 지난 24일 신용평가업체인 피치와 스탠다드앤푸어스가 노키아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으로 강등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