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험, 그 자체를 즐겨라

[기자수첩]경험, 그 자체를 즐겨라

“스타트업이요? 항상 오늘이 제일 힘들어요.”

태터앤컴퍼니 출신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6인이 입을 모아 강조한 말이다. 인터뷰 내내 스타트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오늘이 제일 힘들 것 같지? 내일 더 힘든 일이 온다`는 뼈 있는 농담까지 나왔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CEO 자리는 한 없이 무겁게 마련이다.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 결정을 끊임없이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오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언제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이들 6인의 스타트업 CEO는 매우 평범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0대다. 다만 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삶을 대하는 `자세`는 평범한 사람과 사뭇 달랐다.

이들은 먼저 `도전`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다.

차경묵 플라스콘 대표는 회사가 망해 이른바 `잠실대교에 올라가 본` 사람이다. 그가 스물한 살에 차린 게임 회사는 3년 만에 쫄딱 망했다. 차 대표 스스로가 `실패 교과서`에 나올 만큼 `가장 안 좋은 실패 사례`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그는 다시 일어섰다. 밑바닥까지 갔는데 또 망하면 바닥을 파서 내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진 건 에너지밖에 없었다. 다시 해보자는 결심이 섰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오늘을 만들었다.

또 태터앤컴퍼니 출신 CEO 6인은 `경험`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한영 태터앤미디어 대표는 “스타트업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는 것이고 `돈, 명예, 성공`은 그 결과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기보다 `경험 그 자체`에 의미를 뒀다.

스타트업 CEO들은 잠 잘 시간을 줄여가며 고생을 각오한다. 위험을 알면서도 도전한다. 실패든 성공이든 도전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이 제일 힘든` 고난을 이겨나간다.

이곳저곳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교육하겠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들이 가진 에너지와 가치관이 올곧게 전해졌으면 한다.

송혜영 콘텐츠산업부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