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오픈콘텐츠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면서 스마트 방송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 방송 플랫폼 사업을 먼저 시작한 통신사와 TV제조사에 이어 콘텐츠 제작사가 직접 가세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KBS는 누구나 자유롭게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고, 비용을 지불하면 자유롭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해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명한 수익배분 구조를 만들고, 콘텐츠 국경 간 공급과 내용심의 등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는 상용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다.
◇스마트 방송 플랫폼 무한경쟁=네트워크 발전과 스마트기기 확산에 따라 스마트TV, N스크린, OTT(Over The Top) 서비스 등 새로운 방송 플랫폼이 다수 등장했다. 기존 방송사업자는 물론이고 인터넷포털, TV·셋톱박스 등 제조사, 콘텐츠 업체 등이 새 플랫폼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콘텐츠 파워를 갖춘 지상파의 가세를 주목해야 한다. 앞서 MBC와 SBS가 N스크린 합작사를 설립하며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고, KBS도 가세했다. KBS가 플랫폼 확보에 나선 것은 디지털 전환,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의 급속한 보급 등 빠르게 바뀌는 미디어 환경에서 주도권 확보 차원으로 분석된다. KBS만으로도 콘텐츠 파워를 갖춘데다 아시아 방송사들과 연합한 오픈형 플랫폼을 완성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 콘텐츠 아시아 유통 전기=오는 10월 아시아방송연맹(ABU) 총회 이후 오픈콘텐츠플랫폼에 아시아 방송사들의 참여가 늘면, 한류 콘텐츠 보급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BS는 ABU 회원국들과 협의되면 한번에 아시아 전역에 서비스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 된다. 아시아권의 높은 한류 콘텐츠 수요와 맞물리면 인기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방송 시장은 다른 사업자들도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앞서 N스크린 서비스를 시작한 CJ헬로비전 `티빙`은 야후아시아와 제휴해 아시아 8개국에 CJ E&M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MBC와 SBS가 함께 개발하는 `푸크(pooq)`도 해외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앱스토어 형태의 새로운 유통 구조=방송 콘텐츠 유통 구조도 기존 방송 플랫폼과 다른 혁신적인 변화다. KBS는 보유한 콘텐츠를 다양한 창구를 통해 유통할 수 있다. OTT 서비스 등을 준비하는 중소 제조사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어 상호 도움이 된다. 또 종합편성 채널이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지상파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방송 플랫폼이 대부분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개방한 부분도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다. 얼마나 많은 콘텐츠 제작자가 참여하는지가 관건이지만, 콘텐츠를 모으는 새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기존 N스크린 서비스들의 한계는 콘텐츠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라면서 “KBS 콘텐츠에 아시아 방송 콘텐츠, 기타 다양한 사업자 및 개인이 올리는 콘텐츠 등으로 다양성이 늘어나는 것은 서비스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권건호·전지연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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