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공공장소에 갈 때면 스마트폰 와이파이 모드를 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는 와이파이에 접속해 좋은 통신 품질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고나 언론을 통해 와이파이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솔직히 믿기 힘들다는 것이 A씨의 생각이다.
통신사가 경쟁적으로 와이파이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개선효과는 크지 않다. 무조건 저가 액세스포인트(AP) 물량만 늘리는 설비 투자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고급형 캐리어급(통신사용) 와이파이 구축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통신사는 저가 AP 확대 전략만 고수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캐리어급 와이파이는 일반 장비에 비해 용량과 컨트롤 기능이 대폭 강화된 솔루션이다. 통신사가 트래픽 상황에 따라 다른 대역폭을 열거나 특정 간섭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 사람 수에 따라 AP를 분산해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다. 장비 수가 적어도 폭증하는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일본, 유럽 등에서는 통신사가 고객 매니지드 서비스 일환으로 캐리어급 장비를 도입해 핫 스팟을 제공하고 있으며 케이블, DSL(Digital Subscriber Line) 역시 브로드밴드 서비스 향상을 위해 프리미엄 와이파이존을 늘리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현재 통신3사가 저가형 제품을 경쟁적으로 설치하는 바람에 간섭 문제가 품질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파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통신사끼리 협의해 한 장소에 한 회사만 캐리어급 장비를 구축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일본 통신사는 편의점 체인과 협력해 캐리어 와이파이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등 B2B 비즈니스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와이파이 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들은 지금까지 물량 늘리기에만 치중해왔다”며 “고도화 된 캐리어 솔루션이 진짜 필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802.11ac 등 새로운 프로토콜이 표준으로 정립되면 캐리어급 와이파이 시장은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와이파이와 네트워크 간 통합을 추구하며 국내에서도 통신사용 와이파이 시장이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설비를 일시에 바꾸긴 어렵겠지만, 고도화된 장비를 도입하고 저가 장비 경쟁 구축을 종식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인포네틱스는 최근 `캐리어 클래스 와이파이 시장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용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컨트롤러 등이 2016년까지 21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리어 와이파이 시장은 2011년 전년 대비 35% 성장을 기록했다. 주요 업체 2011년 매출 30% 이상이 캐리어급 제품에서 발생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와이파이 시설 늘어나도 개선효과 크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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