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4년 국내 기업용 복합기 시장 1위 탈환에 나선다. 신도리코, 후지제록스, 캐논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포진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본격 확대하고 세계 복합기 시장 상위권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다. 올해 국내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기업용 A3 복사기와 A4 컬러 레이저 프린터·복합기 등 총 11종의 신제품 출시 발표회를 개최했다. 삼성이 기업용 복사기 사업 전략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A4 레이저 프린터 부문에서 국내 1위, 세계 2위 사업자다. 지난 2010년 기업용 A3 복사기와 문서 솔루션을 처음 선보이고 국내 위주 사업을 해왔지만 점유율은 미미하다. 이번 신제품으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의 기업 시장에서 A3 복사기 영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A3 복사기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핵심 부품을 다수 탑재했다. 스캔, 프린트, UI 관리 등 각 기능을 담당하는 7개의 칩과 4개의 별도 보드를 하나로 통합한 복사기 전용 원칩과 올인원 보드가 대표적이다. 일본 기업이 장악해온 잉크는 삼성정밀화학이 개발한 케미칼 토너를 적용했다. 모바일 프린팅을 위해 자체 무선기술도 탑재했다.
남성우 IT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5년간 A3 복사기에 상당한 투자를 해온 결과 올해 기업용 프린팅 전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며 “삼성전자의 반도체·무선·소재 기술 역량을 결집한 신제품으로 국내 시장 1위는 물론 2015년 세계 A3 복사기 시장 상위권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A3 복합기 시장에서 신도리코, 후지제록스, 캐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높은 브랜드력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용 복사기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서비스 조직과 인력을 확대해 나간다. A3 전담 서비스 조직을 구성하고 개발 인력 다수를 기술영업직으로 전환했다. 약 40여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통해 기업 서비스 제공에 나섰으며 현재 10곳 가량인 서비스 지정점도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는 현지 기술 엔지니어 채용을 늘리고 맞춤형 솔루션과 영업으로 대응한다.
남 부사장은 “보안, 문서관리, 장치관리 등 기업 시장을 위한 자체 개발 솔루션을 다각도로 확대하고 있다”며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을 함께 끌어올려 일본·미국이 과점한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용 복사기 업계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기술 격차를 빠르게 극복한데다 기존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문서 솔루션 역량도 빠르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PC, 모니터, 전자칠판 등 다양한 기업용 제품군과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위협 요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린팅 사업에 특화된 기업 영업과 서비스 인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기존 브랜드력이 미치는 영향은 선두주자들에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