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에너지 빼고, 절전 더하고

녹색성장에 이어 녹색생활 실천이 확산된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우려했던 봄 전력피크는 현실이 됐다. 농촌은 극심한 가뭄으로 마치 마른 수건을 짜내듯 땅속에 스며든 물까지 뽑아낸다. 도심에선 사람들이 시원한 대형 건물로 몰린다. 계절은 순환하고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폭염의 기억을 말끔히 지워버린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우리 일상을 지배하면서 다가올 여름 더위마저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전력수급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도 덩달아 후끈 달아올랐다. 홍석우 장관은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휘들옷`을 입고 현장 경영에 한창이다. `아~싸 가자`라는 절전 구호도 그가 직접 만들었다. 그는 에어컨 펑펑 트는 상가로, 24시간 돌아가는 제조사 생산라인으로, 복지시설 절전체험 봉사활동으로 절전 캠페인에 동분서주다.

현장에 답이 있음은 당연하다. 각 가정이 냉방 온도를 2℃만 올려도 월 532원을 아낄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2500만 가구로 환산하면 133억원, 1년이면 1590억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상가와 대형건물에서 실내온도를 1℃씩만 올려도 절전비용은 상상 이상이다.

문제는 참여의식이다.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문을 열고 장사를 하지 않으면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주의 하소연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전력피크는 해마다 반복된다. 전기요금 현실화는 정치논리에 발목이 잡혔다. 발전소를 늘려 전력수급을 맞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부가 길거리로 나가 전기를 아껴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근본 처방은 될 수 없다.

수력·화력·원자력·신재생에너지에 이어 다섯 번째 에너지원은 `똑똑한 소비`다. 한편으로 고효율 제품 확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제 가정은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이 아니면 구매하지 않는다. 블라인드로 가정 내 투사되는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는 뽑아 새는 전기를 차단한다.

전력과 IT가 융복합된 고효율 기기가 더 많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다. 타이머 콘센트·자동 온도맞춤 에어컨·고효율 창호 등 시중에는 절전형 제품이 벌써 나왔다. 생각을 모으면 세상이 달리진다. `대국민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아이디어 공모전`을 여는 것도 방법이다.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장기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씀씀이를 조정한다. 어려웠던 시절의 초심을 되새기며 `헝그리 정신`으로 재무장한다. 소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관련 제품 확산 등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절전으로 외화를 절약하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고 전기요금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에너지를 빼면 절전은 더해지기 마련이다.

김동석 그린데일리 부장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