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인터뷰-설정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세계적으로 데이터 트래픽 유발이 가장 많은 현실을 고려해 망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콘텐츠사업자, 플랫폼사업자, 단말기제조업체 등이 망 투자비용을 분담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설정선 상근부회장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설정선 상근부회장

설정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은 망 중립성 정책을 만들고 있는 미국과 유럽 사례를 참고하더라도, 한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T 인프라가 발달하고, 데이터 사용이 세계 최고인 한국만의 상황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설 부회장은 “인터넷 초창기에는 통신사업자들이 선투자한 네트워크 위에서 인터넷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가입자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했다”면서 “하지만 스마트시대에 접어든 현재는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등장한 반면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한 네트워크 투자 비용은 통신사업자가 모두 부담하면서 통신사업자 수익이 감소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불균형적인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부회장은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들이 통신 네트워크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ICT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이용자 편익도 제고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정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공감하지만, 합리적 트래픽 관리 등을 위해 추가적인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 부회장은 “합리적 트래픽 관리를 위해 헤비유저의 망 이용 독점을 방지하는 경제적 트래픽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통신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를 위해 대용량, 고빈도 트래픽의 자율적인 관리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용량, 고품질 서비스에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활성화해 사업자들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보이스톡으로 인해 촉발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논란에는 유감을 표했다.

설 부회장은 “방통위 망 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에서 mVoIP 등 신규 서비스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데, 정책 방향이 결정되기 전에 전격 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mVoIP는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기간통신역무와 상당히 유사하다”면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큰 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mVoIP의 법적인 역무 구분이 조속히 이뤄지고, 시장에서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