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니, `재건` 행보 나섰다

주력 사업 강화 위해 올림푸스 지분 인수

4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있는 소니호를 구출하기 위한 히라이 가즈오 신임 사장의 특급 작전이 시작됐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니는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올림푸스의 지분 10%를 약 500억엔(약 7200억원)에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또 파나소닉과 손잡고 대형 OLED TV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현지 언론은 히라이 사장의 `소니 재건`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의 소니, `재건` 행보 나섰다

히라이 사장은 지난 4월 1일 취임하면서 소니의 새 먹거리로 의료 사업을 신성장 동력 분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푸스 지분 인수는 바로 이 연장선에 있다.

올해 초 시작된 올림푸스 지분 인수전에는 소니 이외에도 파나소닉, 후지필름, 테르 등 4개 업체가 경합을 벌였다. 최종 계약을 맺지는 않았으나 소니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게 현지 보도다. 이처럼 소니가 대규모 자금 투입을 감내하면서 인수 경쟁에 뛰어든 것은 올림푸스의 내시경 사업 확보가 목적이다. 올림푸스는 점유율 70%로 세계 내시경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소니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과 올림푸스의 내시경 기술을 결합해 의료기기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TV 등 가전사업에서 줄어든 매출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히라이 사장은 “향후 의료 사업 부문 매출 목표를 1000억엔으로 확대하겠다”며 “내시경 등 의료기기 사업과 반도체 레이저 이미지 센서 등 생명과학 사업도 진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인수로 디지털 카메라 사업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를 포함한 영상 사업에서 2년 연속 영업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소니와 결합되면 수익성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파나소닉과 제휴는 영상 사업 확대 차원이다. 소니는 샤프와 LCD 패널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샤프가 본사 지분과 주력 생산 공장 운영사 1대 주주 자리까지 대만 홍하이에 넘기자 소니는 공장 운영사에 출자했던 지분을 회수하면서 협력 관계에서 발을 뺐다. 이어 파나소닉과 손을 잡고 대형 AM OLED TV 개발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양사는 이번 주 기술 제휴를 공식 발표하고 AM OLED 패널 기술 확보와 대만에서 패널 공동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니가 제휴를 맺고 있는 대만 AUO에서 파나소닉의 일부 패널을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동 개발한 AM OLED 패널을 사용한 TV는 각 사 브랜드로 판매한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