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디어 기업을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콘텐츠 펀드 조성으로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미디어 기업도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기업과 적극적 협력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방송학회가 `국내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지난 22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개최한 국제학술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신동 한림대 교수는 매출 규제 등 국내 미디어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글로벌 그룹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영상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을 따지기 전에 국내에서도 시장 완성도가 낮다”면서 “시장 자율적으로 미디어 콘텐츠나 서비스가 생산·소비·유통돼야 하는데 시장이 불안정하게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 큰 손이 되어 시장을 조정한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업무가 미디어 시장을 직접 중개하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매출이 전체 PP 매출 중 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방송법 시행령을 대표적인 규제로 꼽았다. 국내에서 미디어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각종 규제 완화와 콘텐츠 지원 펀드 조성 등으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미디어 기업도 킬러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해외와 공동 제작 등을 통해 현지화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콘텐츠산업 육성과 재원구조의 한계`를 주제로 발표한 변상규 호서대 교수도 “스마트 시대 핵심 경쟁력인 콘텐츠 산업기반을 강화해 지상파 일변도의 고품질 콘텐츠 생산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며 “유료방송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이를 위해 “유료방송 PP에 대한 비대칭적 광고시장 적용 등이 필요하다”면서 “간접광고·가상광고 적용, 광고금지 품목 완화, 중간광고 확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