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방송통신 학회장 “CPND 관장할 독임부처 필요” 한 목소리

우리나라 방송통신 분야 5대 학회장이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를 관장하는 독임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 방송통신위원회 구조에서 정책 추진력을 잃으면서 산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차기 정부에서 추진력 있는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이 26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개최한 `바람직한 방송통신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독임제 형태의 힘 있는 방송통신 거버넌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송해룡 한국방송학회장, 박진우 한국통신학회장, 전국진 대한전자공학회장, 김현수 IT학술단체총연합회장,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이 참석했다.

김현수 IT학술단체총연합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위해 힘을 실어줄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합의제보다 독임제, 작은 것보다 큰 것, 분산보다 집약한 체제가 힘이 있다”고 역설했다.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은 “핵심은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청와대에 IT수석 역할을 만들고, 24시간 ICT만 생각하는 전문화한 정부부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과 통신 정책의 분리 의견도 나왔다.

박진우 한국통신학회장은 “방송은 그 누구도 좌지우지하면 안 되기 때문에 따로 체계를 만드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문했다. ICT와 관련해 “집행력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면서 “지금 시대에는 강한 리더십과 집행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송해룡 한국방송학회장은 “방통위 출범은 원래 방송을 산업이란 진화한 개념으로 인식하고 진흥시키겠다는 것인데, 합의제를 선택해 빛이 바랬다”며 “진화론적 관점에서 독임제의 장점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거버넌스 개념을 새롭게 해야 한다”면서 “하드웨어·시스템부터가 아닌 CPND의 콘텐츠부터 시작하는 거버넌스 논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진 대한전자공학회장은 중복성에 너무 매몰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 회장은 “각 부처가 하는 일이 중복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일을 하다 보면 중복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둘이 하면 경쟁도 되고 시너지도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요한 중복, 예를 들어 국가에서 정말 키워야 하는 부문이라면 양쪽에서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학회장들은 현 정부 들어 ICT산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데 문제의식을 함께했다.

김현수 회장은 “주변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부분적 시각을 가지고 정부 정책이 집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전국진 회장은 소프트웨어의 정책적 대응이 늦은 부분을 문제로 꼽았다. 노규성 회장은 정부 조직 내에 ICT를 전담하는 국무위원 이상급 고위직이 없어 정부 내부에서 ICT 논의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