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것이 왔다…이마트가 '통신사'로 변신?

이마트가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에 진출하면서 유통 대기업의 `통신 러시`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롯데와 홈플러스 등 다른 유통 대기업도 이미 통신시장 진출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유통 대기업들은 강력한 유통망을 앞세워 통신시장에 안착을 노린다. 유통과 통신 사업의 시너지도 기대한다.

◇통신에 눈독 들이는 유통업계=유통업계가 통신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 시장 규모가 워낙 큰데다 MVNO 제도 도입으로 초기 투자비를 적게 들이고도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올 초부터 MVNO 사업을 구체적으로 준비 중이다. 이동통신사(MNO) 선정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MVNO 사업 추진은 모기업 테스코의 영향이 크다. 테스코가 영국에서 설립한 MVNO `테스코모바일`은 통신시장 점유율이 5%대에 이르는 성공한 MVNO로 평가된다. 롯데그룹도 통신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독자적인 MVNO 사업 추진과 인수를 통한 진출을 모두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MVNO 시장에서 통할까=업계는 유통 대기업의 MVNO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 기존 MVNO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과의 접점이 많지 않으며 인지도가 낮은 데 있었다. 반면에 MVNO 진출을 모색하는 유통 대기업들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강력한 유통망을 갖췄다. 통신사업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마트 및 슈퍼마켓과 연계한 통신상품 개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MVNO 업체 관계자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전국 곳곳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을 보유했고, 고객층도 넓다”면서 “자금력과 유통망이 있어 단말기 수급 경쟁력도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유통구조 변화 계기=유통 대기업 MVNO 사업이 활성화하면 통신 3사 위주의 폐쇄적인 유통구조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MVNO 사업자의 요금이 기존 통신사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통신요금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MVNO 사업은 단말기자급제용 저가 단말기 출시 확대와 맞물려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체 브랜드 반값 가전제품을 판매해온 유통 대기업들은 휴대폰 역시 자체 브랜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실제로 11번가는 반값 스마트폰을 준비했다. 이마트도 자금력과 유통망이 확실한 만큼 `이마트폰` 등 저가 단말기 공급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창희 방통위 통신경쟁정책과장은 “홈플러스가 MVNO 진출의사를 밝혔고, 이마트까지 들어온다면 경쟁 활성화 효과가 커져 긍정적”이라면서 “기존 MVNO 사업자들이 취약한 유통망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