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콘텐츠, 금융을 강화한 KT 조직개편은 통신사업 위주의 전통적 수익모델을 탈피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디어와 콘텐츠를 핵심 성장모델로 꼽고, 부문급 조직으로 격상했다는 부분이 주목된다.
조직개편으로 KT는 기존 6부문 체제에 미디어&콘텐츠(M&C) 부문이 추가돼 총 7부문 체제가 됐다. KT 조직은 `부문`이 가장 큰 단위다. 부문 아래에 본부와 팀이 들어가는 형태다. 즉 M&C 부문 신설은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을 기존 유무선 사업에 준하는 규모로 키우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을 강화하는 배경은 전통적인 유무선 통신시장 성장 한계다. 유선전화 시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가입자 및 매출이 줄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시장도 포화했다. 여기에 이동전화 시장 성장도 정체했다. 가입자당 월 매출액(ARPU) 역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통신사들은 이 때문에 금융, 헬스케어, 미디어 등의 사업분야로 진출했다. 기존 통신사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찾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통신사들의 탈통신과 비통신사업 발굴은 공통된 흐름이다.
탈통신 사업 중 미디어와 콘텐츠는 통신사들이 차세대 전략사업의 핵심으로 꼽는 분야다. 다른 신규 사업보다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커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유무선 IPTV, N스크린 서비스 등은 새 수익원이 될 뿐만 아니라 기존 통신사업 가입자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포화했음에도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한 것은 IPTV 가입자 확대의 힘을 입었다. SK브로드밴드가 1분기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IPTV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각 통신사가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힘쓰는 부분도 미디어와 콘텐츠다.
KT뿐만 아니라 다른 통신사들도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SK텔레콤이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 비아콤과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변상규 호서대 뉴미디어학과 교수는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네트워크보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시사나 보도를 제외하면 자금력이 있는 곳에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통신사들의 콘텐츠 사업강화는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이 만드는 콘텐츠라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공익적인 척도에도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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