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TV로만 보던 시대는 지났다.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로 TV를 보는 사람이 급증했다. 방송서비스를 독식하던 케이블TV사업자로부터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미디어사업자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AP통신은 4일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이용한 월 시청 시간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0억시간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가입자 2650만명이 1인당 월 평균 38시간을 시청한 셈이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2230만명)를 넘어섰다. AP는 “온라인 비디오 산업의 이정표”로 평가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면 PC나 모바일 기기, 비디오 게임 콘솔을 통해 방송과 DVD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와 훌루, 아마존 등 관련 서비스 이용자가 지난 3월 기준 1억500만명으로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가 증가한 수치다. 1인당 평균 이용 시간은 21.7시간으로 지난해보다 47% 늘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성장은 케이블TV 사업자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3분의 1이 TV시리즈물을 시청한다. 케이블TV의 10분의 1 비용으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골라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TV를 끊고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이동하는 `커팅 더 코드`가 유행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90만명 줄었다. 마이클 패처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케이블TV 시청 습관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는 결국 두 진영 간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케이블TV 진영은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온라인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한했다. 온라인 진영은 일부 케이블TV업체를 독점법 위반 및 불공정 영업 혐의로 법무부에 제소했다. 양측 간 논란은 망중립성 논쟁으로까지 확대됐다.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 컴스코어, 월스트리트저널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