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비게이션 업체들의 제품 판매 비중이 거치형에서 매립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체·축소하고 있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매립형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립형 판매 비중이 거치식에 육박했다.
사후 매립형 내비게이션은 차량 출고 시 옵션으로 선택하는 순정 내비게이션과 달리 차량 출고 후 기존 오디오 디스플레이 자리에 제품을 매립한다. 제품 구매와 설치비용이 50만~80만원 대로 떨어진 데다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업계에서는 국내 사후 매립형 내비게이션 시장이 2010년 15만대에서 2011년 20만~25만대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두 배 성장한 40만~50만대 규모로 추산한다.
국내 내비게이션 1위 기업 팅크웨어는 지난해부터 매립과 거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겸용 제품 위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겸용 제품은 물론이고 매립 전용 제품 판매도 상당히 늘었다”며 “제품 특성상 구체적인 현황 산출은 어렵지만 매립 비중이 늘었고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인디지털은 지난해 매립형 내비 판매 비중이 10%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30% 수준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공식 장착점을 본격 확대해 12월 200여곳 지점을 확보함에 따라 매립형 제품 판매에 가속도가 붙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아직 판매 비중 50%는 넘지 않았지만 수익면에서는 전체 내비게이션 판매의 약 50%를 매립형이 차지하고 있다”며 “전체 내비게이션 시장이 커지지 않아서 판매 비중 확대 속도는 더딜 수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라그룹 마이스터의 매립형 비중은 지난 2010년 30% 수준에서 올 상반기 40%로 늘었다. 거치·매립 겸용 제품을 구매해 매립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매립 비중이 7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 제조사들은 한 번 매립하면 차 수명주기만큼 사용해야 하는 특성상 고스펙 위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시장에 선보인 매립형 내비게이션들은 대부분 8인치 대화면과 고성능 2.12㎓급 CPU, 대용량 메모리와 최신 GPS 칩 등을 장착해 빠르게 3D 지도를 구현하며 부팅 시간도 줄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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