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기술 유출` 11명 무더기 기소

삼성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조 기술을 빼돌린 LG디스플레이 고위 임원을 비롯해 관련자들이 대거 기소됐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지난 17일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 OLED TV 핵심 기술을 빼돌린 LG디스플레이 전무 등 임직원 4명, LG 협력사 임원 1명을 비롯해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6명 등 총 11명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전무) 정모씨는 생산기술센터 임원 박모씨와 함께 지난 2011년 10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연구원 출신 조모씨에게 자신들이 개발중인 OLED TV용 증착기의 문제점 및 개선안 보고서 작성을 요청했다. 조씨는 삼성 재직 시절 취득한 자료와 자신과 절친한 삼성의 연구원들로부터 불법으로 취득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기술 및 투자 개발을 담당해온 사업전략담당 임원 김모씨는 부하직원 이모 팀장과 함께 2011년 5월 회사 인사팀 부장 신모씨를 통해 삼성 출신 조씨를 소개 받았다. 김씨와 이씨는 삼성의 대형 OLED TV 생산설비 개발 동향 및 연구진행 성과를 조씨에게 요청해 그해 6월부터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불법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조씨에게서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OLED TV 제조기술을 담은 보고서를 건네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LG디스플레이 협력회사인 야스(YAS) 전무 박모씨는 조씨에게 요청해 삼성의 핵심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건네 받은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조씨 외에도 LG디스플레이로 이직한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2명과 함께 조씨의 부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재직하면서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설비개발 현황과 정보를 건넨 연구원 3명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수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해왔다. 검찰 수사 결과 경찰이 입건한 생산기술센터와 인사팀 관계자 외에 OLED TV 기술개발 로드맵을 관리하는 사업전략팀이 삼성으로부터 기술을 빼내오는데 직접 관여한 점이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기업 간 기술 유출 사례로는 피해 규모와 기소자수 측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