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금융위기에 시총 상위 비중 커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이 포진한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의 증시 영향력이 최근 두 차례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은 이후 오히려 더 커졌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영향력은 더욱 축소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기아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생명, 삼성전자우,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등 시총 상위 10종목의 시가총액은 396조5942억원으로 전체 시총의 35.0%에 달했다.

이 비중은 지난 2008년 1월 2일 28.8%에서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더 커져 작년 1월 3일 32.0%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유럽발 재정위기를 겪고 나서도 상위사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 올해 1월 2일 33.6%가 됐고 지난 23일 현재 35.0%까지 올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비중은 2008년 1월 2일 7.78%에서 이달 23일 15.09%로 두 배 넘게 확대됐다.

두 차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순위도 대거 바뀌었다.

내수종목인 SK텔레콤은 2008년 시총 7위에서 이달 23일 17위로 떨어졌다. 한국전력은 4위에서 11위로 내려갔다. 소비와 직접 연관되는 유통주들의 하락도 눈에 띈다. 롯데쇼핑은 2008년 1월 시가총액 19위였지만 이달 27위까지 미끄러졌다. 2008년 초 시가총액 14위로 선전했던 신세계는 아예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내수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주에서 뒤로 밀린 것은 금융위기가 국내 경기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모두 시가총액 5위 내로 진입하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2008년 시총 11위에서 이달 2위까지 껑충 뛰었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800선에서 반토막에 가까운 480선까지 밀렸다. 중소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 이익의 차별화가 뚜렷하게 진행됐다”며 “내수주는 물론 중소기업에도 사업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변동 추이

(단위: 억원, %)

자료: 한국거래소

두 차례 금융위기에 시총 상위 비중 커졌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