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2월 31일 종료하기로 한 아날로그방송을 이달 16일 울산을 시작으로 순차 종료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연말에 정부지원 신청이 집중되는 병목현상을 없애 무리 없이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려는 취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디지털방송 수신기기 보급률 99% 이상 등 방송종료 여건에 맞춰 지역별 방송사·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아날로그방송 종료일을 결정해 16일 발표한다.
방통위에 따르면 아날로그방송 최종 종료시한까지 5개월 남은 시점에서 전체 가구의 97.8%는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더라도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머지 2.2%다.
현재 아날로그방송 직접수신가구의 정부지원 신청·접수 추이는 하루 평균 1500건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정부지원으로 디지털로 전환하는 가구는 22만5000가구 수준이다. 약 22만 가구는 디지털방송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정부지원 대상을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으로 제한하고 있어 연말까지 모든 가구가 디지털로 전환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지금은 아날로그방송을 수신하는 TV에 자막으로 디지털방송 전환 안내를 내보내는 수준이다. 자막방송을 내보내더라도 TV를 보는 사람이 전환 신청을 하지 않으면 헛일이다. 11월부터 화면 절반을 가리는 자막 고지나 화면 전체를 자막으로 가리는 가상종료 등으로 조기 전환을 유도한다고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단방향적인 자막 공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센터 등과 협력해 해당 가구를 직접 방문해 전환을 독려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또 정부지원이 없는 계층도 조기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디지털방송을 못 보는 가구에 TV 시청료를 청구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