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웹과 유선 인터넷에 머물러 있던 우리 사회를 앱과 무선 인터넷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모바일 앱 오픈마켓과 앱 개발자, 소비자가 서로의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스마트 생태계 조성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이폰과 함께 애플 앱스토어는 개발자에게 큰 희망을 안겨줬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직접 만든 앱을 팔 수 있다. 인기를 끌면 금전적인 수익도 보장되는 그야말로 대박 아이템으로 앱 개발자의 골드러시가 시작됐다. 실제로 초기 앱스토어에서는 간단한 캐주얼 게임이나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로 수십만∼수백만 다운로드 회수를 달성하며 거금을 만지는 개발자가 나왔고 또 이를 언론이 크게 보도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모바일 앱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했다. 아이디어·기술 등과 함께 마케팅이 뒷받침돼야 하는 시장이다. 양적인 성장만으로는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없었다.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 요구도 앱 개발자 양산 효과를 불러왔다. 앱 개발 경진대회를 비롯해 각종 지원 및 시장 활성화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앱 개발은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문제는 개발자 낙오와 사회문제로 보는 일부 시각이다. 스타트업이 모두 성공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만은 없는 게 시장 논리다. 한때 앱 개발을 성공 사업 아이템으로 부추긴 언론·관계기관·업계 일각은 다시 이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들에게 지원이 계속될지 의문스럽고 심히 걱정된다. 물론 시장 상황 판단이나 전략 없이 무작정 뛰어든 일부 개발자에게도 잘못은 있다.
앞으로는 아무나 앱을 만들면 쉽게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단순 접근은 삼가야 한다. 앱도 엄연한 소프트웨어고 서비스 상품이다. 우리 개발자뿐만 아니라 해외 개발자와도 치열하게 경쟁해 소비자 선택을 받아야 하는 냉엄한 현실을 잘 이해한 후 완성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앱 개발 시장은 작은 차별화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개인이나 작은 조직으로도 가능하다. 좀 더 치밀한 준비가 따른다면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지원하는 주체 역시 앱 개발자의 성공 가능성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같이 성공해야 한다는 자세도 필요하다. 외연을 기업용 시장으로 확대하고 시장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여전히 앱 개발은 매력적이다.
박병근 블로그 `킬크로그(cusee.net)` 운영 keun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