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전망에 위험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IT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상반기 전체 무역수지의 3.3배에 달하는 약 353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IT수출 위기는 국가 산업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12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IT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5% 감소, 상반기 전체 5.2% 감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아직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주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품목별 담당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수출회복을 위한 총력전에 나설 계획이다. 품목별로 국내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무선통신기기 감소율이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국내 업체 휴대폰 및 스마트폰 출하량은 4분기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으나, 해외생산 확대로 큰 폭의 수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업 매출은 늘었지만 국가 수출에 대한 기여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 2010년 15.9%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해외 생산 비중은 2011년 56.8%에서 올해 1분기 79.9%로 늘었다. 이에 따라 7월 수출실적도 전년 동기 34.7% 감소한 15억3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가전부문도 전년 동기 7.5%나 감소했다. 냉장고, 조명기기, 음향기기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이후 재고 부담에 따른 컬러TV(-34.2%, 부품 포함) 수출 축소 등으로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
국내 3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도 전년 동기 1.2% 감소한 3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호조이지만 메모리가 구조조정 지연, 울트라북 시장 미형성 등으로 단가가 하락하며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스템반도체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증가에 힘입어 약 30% 증가했지만, 이마저도 스마트폰(애플 비중 80%)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편중돼 있는 취약한 구조다.
액정디바이스 수출은 6.7%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큰 폭으로 감소했던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효과다. 실제 수출액은 전년동기 22억3000만달러보다 1억5000만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갤럭시노트 등 태블릿PC 신제품 출시로 컴퓨터 부문 매출이 15.7% 늘어난 8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IT분야가 다른 산업에 비해 수출이 선전하고 있지만 상반기 실적이 워낙 안 좋았다”며 “크리스마스 등 특수 시즌 수요로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