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진영, "우린 안드로이드 OS로 계속 간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은) 우리가 하는 것과 별개 문제.” (ZTE)

“우리는 이미 (안드로이드를) 선택했다.” (화웨이)

“(소송 결과는) 우리 사업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소니)

소니가 IFA에서 내놓은 안드로이드 OS `엑스페리아T`
소니가 IFA에서 내놓은 안드로이드 OS `엑스페리아T`

“아마도 소비자들은 (소송과 별개로) 스스로 판단할 것.” (레노버)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업체들, 이른바 안드로이드 진영의 결속력이 `아직` 공고하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전이 범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확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가운데 주요 업체들이 밝힌 견해를 보면 그렇다.

3일 로이터는 ZTE, 화웨이, 소니 등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모두 안드로이드를 활용한 스마트폰을 계속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이 단호한 이유는 두 가지다. 이들 제조업체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피소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거니와 당해도 임팩트가 적다.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 중 안드로이드 비율은 68%였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절반. 나머지 업체들은 5~10% 남짓이다. 잃을 게 없는 만큼 신제품도 속속 내놓는다. 소니, 화웨이 등은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을 대거 공개했다. 소니는 3종, 화웨이는 4종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구글과 애플의 협상 가능성 때문이다. 그간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은 사실상 애플과 구글의 대리전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구글과 애플 고위 관계자가 미국 평결 이전에 전화통화를 했다는 등의 소문이 돌면서 타협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로베르타 코자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안드로이드 진영이 미리 발을 뺄 필요는 전혀 없다”며 “삼성전자와 애플 소송에 촉각을 세웠지만 직접적인 이탈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안드로이드만 고집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멀티 OS 전략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트 커닝햄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은 다른 소프트웨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며 “다양한 레퍼런스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자체 개발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말릭 사디 인포르마 애널리스트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은 이미 MS와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안드로이드 진영의 가장 큰 기둥인 삼성전자조차도 노키아보다 먼저 윈도8 기반 스마트폰 `아티브`를 내놓을 정도”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