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5` 메모리 용량별 가격 차이를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100달러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용량 확대에 따른 가격 차이가 삼성전자 `갤럭시S3` 두 배에 달해 출시 전부터 논란을 빚었다.
10일 외신이 미국 단말기 유통업체 내부 자료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를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4S`와 동일하게 16GB, 32GB, 64GB 메모리를 탑재한 세 가지 모델로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기사 9면
통신사 2년 약정조건으로 16GB 모델 가격은 199달러, 32GB와 64GB는 하위 모델에 비해 각각 100달러씩 비싼 299달러와 399달러가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델별 가격은 물론이고 가격체계 자체도 전작과 동일하다.
신형 제품 아이폰5 가격이 지난 2008년 나온 `아이폰3G`와 동일하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애플은 3G 통신칩을 탑재한 아이폰3G 이후 아이폰4, 아이폰4S에 이르기까지 메모리 용량이 가장 낮은 모델 가격을 199달러로 유지했다. 외신이 전한 대로 아이폰5 가격이 정해지면 4년째 엔트리 모델 가격이 동결된다.
논란은 가격체계다. 애플은 전작에서도 메모리 용량이 두 배 늘어날 때마다 100달러라는 인상 폭을 적용해 소비자 원성을 샀다. 특별한 성능이나 제원 향상 없이 메모리 용량만 늘어나는데 가격 차이는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아이폰5마저 메모리 용량별 계단식 가격 인상 폭이 100달러로 유지되면 불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은 2008년 아이폰3G 출시 때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최근 1년 새 하락세가 이어졌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스마트폰 메모리카드에 쓰이는 낸드 플래시 거래가격은 8월 말 현재 32GB, 64GB 모두 지난해 1월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외 모바일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지금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가격` `이래서 경쟁이 있어야…하나만 독주하면 안 된다` 등 불평 글이 적잖게 올라왔다.
애플이 소비자 불만을 예상하면서도 메모리 가격과 휴대폰 시장 추이를 역행하는 가격체제를 취한 것은 특유의 고수익 전략 때문이다. 하위 모델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후 실제로 소비자가 많이 찾는 중급 이상 모델에서 최대한 많은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7월 미국에서 나온 삼성전자 갤럭시S3 16GB와 32GB 모델 가격은 각각 199달러와 249달러로 50달러 차이를 보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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