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 업체인 LG실트론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심사 청구를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서만 벌써 7개사가 예비심사 청구서를 냈다. 심사 청구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한동안 침체됐던 IPO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최근까지 상장을 위해 거래소 유가증권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에 총 11개사가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IPO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다. 지난달 31일에만 2차전지 제조용 슬러터 등을 생산하는 씨아이에스, 인쇄회로기판(PCB) 공정용 기계 제조업체인 세호로보트, 삼보이엔씨, 제로투세븐 등이 신청했다.
이달 들어서는 5일 엔비아이제트, 6일 LG실트론, 7일 이지웰페어·포티스·지엔에스비에이치씨, 10일 씨에스엘쏠라 등이 예비심사 청구서류를 제출했다. 그간 저조했던 청구 기업 건수가 소폭이지만 개선 조짐을 보인 것이다. 지난달 31일 하루에 몰린 곳을 제외하면 8월 청구 기업수는 제로(0)였다. 7월 6개사, 6월에는 CJ헬로비전 1개사에 그쳤다. 지난 5월도 1개사에 그쳐 IPO시장은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공모를 준비하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광학코팅제조업체인 코이즈가 오는 18일~19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고 지난달 23일 상장심사를 승인받은 아바텍은 내달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를 통과한 CJ헬로비전도 공모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장 추진 기업이 부쩍 증가한 것은 글로벌 증시 안정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유럽이나 미국 재정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실마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지난달 유럽 위기 완화로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상장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며 “아직 예전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씩 공모시장도 살아날 분위기다”고 전했다.
다만 완연한 회복을 위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내년에 경기침체 확산으로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 시점을 선택한 기업도 있다”며 “올해 기업이익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것을 감안하면 내년 IPO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 상장예비심사 청구 기업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