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아이폰 왜 못 들어왔나"... DCS 규제 강도 높게 비판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석채 KT 회장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DCS(수신기 없는 위성방송 서비스) 시정권고에 대해 규제 때문에 도입이 늦어진 `아이폰`을 빗대 비판했다.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 규제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또 법원의 통신 원가공개 판결과 정치권의 통신료 인하 압박에도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요구들”이라며 우려했다. 나아가 정보통신기술(ICT)에 우리나라 미래가 달렸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ICT 분야를 관장하는 전담부처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ICT대연합` 출범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DCS 논란을 묻는 질문에 “아이폰이 왜 못 들어왔는지 아느냐”고 되물으며 정부 정책에 못마땅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의 발언은 규제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 `위피`를 탑재하지 않아 아이폰이 들어올 수 없던 상황에 빗대 설명한 것이다. 기술 발전과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규제정책 때문에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스마트 서비스 도입이 늦어진 것을 예로 들며 현 DCS 논란을 비판한 셈이다.

이 회장은 통신요금 인하 요구 등과 관련한 질문에 “(무조건적인 요금인하만 원하면) 미래는 누가 건설하고, 국가 경쟁력은 누가 책임지느냐”면서 “지속적으로 투자돼야 국가 경쟁력도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기 정부에서 ICT 전담부처가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ICT대연합 출범식 환영사에서 “일자리, 교육, 고령화, 인구감소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풀고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길이 ICT에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정부 부처나 청와대 수석들에게 무수히 브리핑해도 어디 하나 전담하는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ICT산업을 육성해 부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하는데 이를 전담할 부처가 없다”면서 “(차기 정부에) 이런 일을 할 부처를 만들어야 하고, 그것만이 우리 사회가 겪는 폭발적인 내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