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고 꿈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한참 뭔가를 시도하다가 견디기 어려운 좌절을 경험해야 할 청춘들에게 꿈을 강요하는 사회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꿈을 권하는 사회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뭔가 문제가 있어도 심각할 정도로 있다고 생각한다. 청춘은 뭔가를 성취하는 시기가 아니라 시도하고 모색하면서 내가 하면 잘할 수 있고 신나는 일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발견하는 시기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책상에 앉아서 내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쓰면 골치가 아프다.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쉬게 하면 골치 아픈 문제가 말끔히 사라지고 해맑아진다. 그때부터 머리로만 고민했던 문제가 쓸데없는 기우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꿈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실천하는 가운데 비로소 다가오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 어릴 때 성공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너무 빨리 성공하면 마치 그것이 내 삶의 전부라고 자만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나무도 꿈을 꾸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나무의 꿈은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그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무는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탓하지 않는다. 나무는 절대로 나무라지 않는다. 처음부터 꿈이 뭔지 아는 사람은 지극히 비정상이다. 꿈은 산전수전(山戰水戰)의 어려움을 겪은 다음, 우여곡절(迂餘曲折)의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다음,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실패 체험을 겪어본 다음에 내가 하면 정말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제대로 꿀 수 있다.
그 이전에 꾼 꿈은 누군가 강요했거나 막연히 누군가 가는 길이 멋있어 보여서 그렇게 되고 싶은 단순한 소망과 욕망의 표현일 뿐이다. 꿈은 처절하게 깨지고 난 다음 비로소 꿈틀거리는 갈급한 희망이다. 처절함과 처연함 뒤에 슬며시 다가오는 손짓을 만날 때 가슴은 뛰기 시작한다. 그 이전에 만난 일은 내 인생의 전부를 걸고 열정적으로 몰입해야 할 일이 아닐 때가 많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