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AUO, LCD 담합 10억달러 벌금 위기...사상 최대 규모

대만 AUO가 LCD 패널 가격 담합과 관련해 미국 당국에 사상 최대 규모 벌금을 물 위기에 처했다.

미국 법무부(DOJ)가 AU옵트로닉스의 LCD 패널 가격 담합과 관련해 법원에 10억달러의 벌금을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17일 보도했다.

DOJ는 지난 주 11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이 같은 내용을 법원에 전달했다. DOJ는 또 AUO의 빈첸 전 대표와 후이 부사장에게 10년형과 100만달러의 벌금을 각각 선고했다.

벌금 10억달러는 미국 가격 담합 판결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다. 1999년 스위스 호프만 라 로셰가 5억달러를 문 것이 역대 최대 금액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낸 담합 관련 벌금을 모두 합한 금액(10억3000만달러)과 맞먹는다.

AUO가 유례없이 거액의 벌금을 부과 받은 데에는 일종의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AUO 등 7개 LCD 제조사들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내에서 TV와 PC에 들어가는 LCD 패널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삼성전자와 샤프 등이 5억3850만달러 규모 배상에 합의했고, 지난 7월에는 AUO와 LG디스플레이, 도시바가 5억4350만달러를 배상금으로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다른 업체와 달리 AUO는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돌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점유율별로 배상금을 많이 지불하는 관행에 따라 미국 내 점유율이 AUO보다 높은 LG디스플레이가 4억달러 정도의 벌금을 문 것을 감안하면 AUO의 벌금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의 선고 공판은 오는 20일(현지시각) 열릴 예정이다.

미국의 한 담합 전문 변호사는 “오는 목요일 열리는 공판에서 법원이 DOJ의 손을 들어준다면 이는 전 세계 기업에 반 담합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