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데도 초기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스토어뿐만 아니라 베스트바이, 타깃 등 유통 협력사까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5일 애플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출시한 아이폰5가 사흘 만에 500만대 판매고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당초 일부 전문가가 이 기간 동안 600만~1000만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반면에 1년 전 `아이폰4S`가 같은 기간 400만대가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문제는 공급 물량이 달린다는 점이다. 애플 측은 “고객이 원하는 만큼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요가 초기 공급을 앞지르고 있어 다음 달에야 추가로 아이폰5가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이폰5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 중 하나인 샤프가 생산 일정을 제 때 못 맞춘데다 위탁생산을 맡은 대만 팍스콘이 24일 근로자 집단 폭력 시위로 조업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급량이 부족하면 향후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토피카캐피탈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애플스토어 250여곳 중 210여개 매장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특히 버라이즌과 AT&T 통신사를 이용하는 아이폰5는 완전히 동난 상태라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이 때문에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은 예약주문 고객에도 제품 배송에 3~4주가 걸린다고 고지했다. 물량 공급이 달린다는 얘기다.
애플의 수천여 유통 협력사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과거에도 물량 부족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다.
베스트바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내 몇몇 매장은 채 10대도 안 되는 물량만 확보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주문량에 비해 절반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에 베스트바이는 숀 스코어 부회장 이름으로 `아이폰5 물량 확보 여부를 확답하기 어렵다.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공지를 냈다.
라디오?도 마찬가지다. 시카고 지점에 20여대가 출하된 것을 제외하고는 물량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고객에게 이메일로 전했다. 타겟 샌프란시스코 매장은 겨우 8대가 도착했으며 뉴욕과 시카고 매장은 물량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측은 유통업체 매장별로 할당된 공급 물량에 언급을 거부했다.
숀 우 스턴에이지 애널리스트는 “12월까지 하루에 55만~60만대의 아이폰5가 생산될 것”이라며 “향후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겨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예상 판매량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